북, 고급중학교 졸업생들에게 전방부대 배치 집단탄원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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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당국이 졸업을 앞둔 고급중학교 학생들에게 전방부대 배치를 위한 조직적인 집단탄원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학생들과 부모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28일 ”향산군의 한 고급중학교에서는 13년동안이나 지속적으로 졸업하는 학생들을 전방부대인 5군단에 집단배치하기 위해 집단탄원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중앙에서는 전국의 고급중학교들에 대해 이 학교를 본받아 제일 어려운 전방부대들에 학생들이 집단탄원 할 것을 강요하고 있어 부모들과 학생들의 불만이 높아가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고급중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전방부대 근무에 대한 집단탄원을 강요하게 된데에는 날이 갈수록 졸업생들이 초모(신병입대)행사를 앞두고 근무환경이 열악한 전방부대 군복무를 회피하려는 현상이 늘어나는 것과 관련이 있다”면서 ”학생들은 물론 부모들이 어렵고 힘든 전방부대들에 자식들이 나가 군복무를 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어서 뇌물을 고여서라도 자식들을 편안하고 안전한 부대에서 군복무를 시키려 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지난 시기 고난의 행군 때 강원도 지역을 비롯한 전연(휴전선) 일대 부대들의 근무 환경은 최악의 수준으로 제대로 먹지도 못한 군인들속에서 영양실조로 목숨을 잃은 사례가 많았다”면서 ”전연부대의 이런 실정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군입대를 앞둔 학생들속에서 전방부대에 나가는 것을 꺼리게 되었으며 심한 경우 군복을 입고 열차편으로 전방부대로 가던 도중 집단적으로 도주하는 사건이 있을 정도로 전방부대 기피현상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전국의 고급중학교들에서는 교원과 청년동맹조직을 동원해 학생들에게 조국보위는 청년들의 신성한 의무이고 최대의 애국이라는 자각을 심어주기위한 사상교양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고급중학교 졸업반 학생들의 전방부대 지원과 방문 사업을 조직해 입대하기전부터 전방부대들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다른 소식통은 같은 날 ”함경북도내 고급중학교들에서도 중앙의 조직적인 지시에 따라 학생들에게 전방부대 지원에 대한 집단적인 탄원을 강요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싸늘하다”면서 ”학교입장에서는 한 개 학급이라도 전방부대 탄원을 성사시키지 못하면 중앙의 지시 집행에 대한 무관심으로 불이익을 당할까 봐 학교간부들이 두려워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내년에 군대에 나갈(졸업할) 자식들을 두고 있는 힘있는 부모들은 벌써부터 학교와 군사동원부 간부들에게 뇌물을 고여가며 자기 자식을 전방부대 집단 탄원명단에서 빼려고 한다”면서 ”아무런 힘도, 돈도 없는 부모들은 어떻게 할 방도가 없어 자식들이 어렵고 힘든 전방부대로 향하는 것을 지켜보아야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