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의 자본주의체제 비판을 비웃는 북 주민

0:00 / 0:00

앵커: 북한 당국이 자본주의체제를 비판하는 주민강연회를 조직하고 주민 참여를 강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은 해묵은 자본주의 비난 선전에 코웃음을 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6일 ”10월 10일 당창건일을 맞으며 중앙당 선전선동부 지시에 따라 자본주의 사회의 부패성을 선전하는 집중강연이 모든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강연회는 도,시,군, 구역 당 간부들이 강사로 임명되어 기관 기업소, 인민반, 학교 등을 순회하면서 진행하고 해당 기관 성원들이 한 사람도 빠지는 일이 없도록 조직할 것을 지시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4일 회령시 성천동 동사무소에서 열린 주민강연회에서는 ‘인간의 초보적 권리마저 짓밟는 반인민적 사회’라는 제목의 강연이 진행되었다”면서 ”강연자는 서두발언에서 ‘자본주의사회에서는 인간의 자주적 요구와 권리가 무참히 유린당하고 있으며 피착취 근로 대중은 특정 지배계급의 이익실현을 위해 희생물로 전락한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강연에 참가한 주민들속에서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를 더 잘 알고 있는데 어떻게 저런 뻔뻔한 거짓말을 늘어놓을 수 있느냐”는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강연 참가자들은 ‘자본주의사회는 인민대중의 정치적 자유와 민주주의 권리를 참혹하게 유린하는 암흑 사회라’는 강연자의 발언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정치적 자유와 권리를 무자비하게 짓밟아 버리고 인권이라는 말조차 입밖에 낼 수 없게 하는 것은 바로 우리가 처한 이 나라의 현실이 아닌가’라며 반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같은 날 ”중앙의 지시에 따라 5일 혜산시 송봉동 사무소에서 진행된 자본주의 체제의 부패성에 대한 주민강연에서 강연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국민들이 문화생활의 초보적인 권리도 실현하지 못해 어린이 문맹자, 성인 문맹자들이 많고 환자들이 제때에 치료받지 못해 병원문 앞에서 목숨을 잃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강연자는 사회주의체제의 우월성에 대해서 장황하게 늘어놓았지만 강연장에 나온 주민들속에는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가족들도 섞여 있었고 이들을 통해 남한이 자유와 인권이 보장되고 교육과 보건 등 사회복지 제도가 월등히 잘 되어있는 사회라는 사실을 잘 알게 된 주민들은 당국의 거짓 선전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특히 ”요즘 주민들은 남조선이나 중국 방송의 드라마와 각종 영상매체를 통해 남조선과 중국, 일본 같은 나라들이 얼마나 풍요롭고 행복하게 살고있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면서 “현실은 이런데 당국에서는 수십년 동안 되풀이해온 거짓 투성이의 자본주의체제 비판 선전을 주민들에게 강압적으로 주입시키는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