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농장에서 수확해 쌓아놓은 농작물의 도난사건이 빈발하자 각 지방당위원회에 알곡도난 방지를 위한 검열조를 조직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이명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4일 “중앙에서 가을걷이와 관련해 수확한 농작물의 침해(도난)현상을 철저히 막을 데 대한 지시를 하달했다”면서 “중앙의 지시를 집행하기 위해 지방 당별로 해당 지역의 학교와 공장 기업소, 인민반을 대상으로 주민총회를 조직하고 농작물 침해현상을 차단하기 위한 방안을 토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중앙당에서 농작물 침해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특별 지시를 내리게 된 배경에는 올해 자연 재해로 농작물 수확량이 목표량에 크게 못미치게 된 원인이 크다”면서 “수확량이 대폭 줄어들자 내년 식량확보에 비상이 걸린 일부 주민들이 농장에서 수확한 채 논밭에 쌓아놓은 볏단이나 알곡들을 야간을 틈타 몰래 훔쳐내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주민들이 농작물을 훔쳐가는 사건 외에도 농장 간부들이 수확한 농작물을 외부로 빼돌리고 수확량을 조작하는 사례도 있어 중앙에서 이번에 강력한 처벌을 경고하면서 특별지시를 내리게 되었다”면서 “이번 지시는 주민 총회를 통해서 지금까지 농작물 침해사건에서 나타난 사건의 원인을 분석 총화하고 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세우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방당위원회에서는 지시내용 관철을 위해 각급 인민위원회로 하여금 검열판정조를 조직해 농장들에 나가 알곡수확량을 정확하고 공정하게 판정하는 한편 주민들의 알곡탈취행위와 농장간부들의 알곡 빼돌리기를 단속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검열판정조 성원들이 당에 대한 충성심과 양심을 가지고 판정검열과 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엄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어 검열조에 들어간 간부들이 많이 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군 총정치국의 지시에 따라 군대 내에서도 군 간부와 군인가족, 군종업원(군속)을 대상으로 농작물 침해현상을 방지할 데 대한 긴급회의가 조직되었다”면서 “지휘관과 정치부, 보위기관들이 회의에서 군인들에 의한 농작물 침해현상의 실태를 설명하고 농작물 불법 탈취 행위가 있을 경우 중벌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경고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해마다 가을(걷이)이 끝나고 나면 농장에서 농작물의 불법 탈취(도난)행위가 자주 발생하고 있지만 올해는 주민들의 식량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서인지 농작물 침탈행위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오죽하면 중앙당이 직접 나서서 농장에서 알곡을 부정한 방법으로 탈취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각 지방당위원회 책임하에 자체의 검열조를 조직해 단속하라고 지시했겠느냐”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