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의 한 군부대에서 사병들이 열악한 급식 상태에 불만을 제기하는 낙서 사건이 발생해 해당기관이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군 간부들의 보급물자 빼돌리기로 인해 군대의 급식 상황이 더 악화되고 있어 군인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일 "9군단 산하 한 부대에서 간부들이 사병들에 돌아갈 식량을 빼돌리는데 대한 불만으로 일부 군인들이 식당 벽에 '대충식당에서 대충먹고간다'는 낙서를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최근 군 간부들이 여러가지 이유를 대면서 군인들에게 차례 지는 물자를 빼돌려 군인들의 식생활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도 간부들의 식량 빼돌리기에 불만을 품은 군인들이 참다 못해 낙서로 불만을 제기하는데 까지 이르렀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이 사건과 관련해 인민군 해당기관에서 낙서 사건의 주모자를 색출하는것과 동시에 군인들의 식생활에 무관심한 후방부서(병참부서)에 대한 조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번 조사를 통해 낙서 사건 관련자들은 물론 물자를 빼돌린 간부들도 엄중한 처벌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물자 빼돌리기 현상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인민무력부 산하 많은 부대들에서 나타나고 있다"면서 "8군단의 한 부대에서는 량피공급장(식량, 피복 등 보급물자를 전담하고 있는 간부)이 부대 건설에 필요한 물자조달과 손님 접대를 이유로 군량미 700kg을 장마당에 내다 팔았는데 이를 목격한 주민들속에서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최근 더 나빠진 군대의 보급사정으로 하여 군 간부들이 하급 간부들에게 사적 으로 돈과 담배 등을 요구하는 행위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면서 "특히 후방일꾼(보급담당)들은 상부에서 오는 전화를 이런 저런 핑계로 아예 받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최근 군 간부들이 보급물자를 빼돌리는 행위가 일상화 되자 이를 막기 위해 인민무력부 내에 '군인생활검열과'라는 전문적인 검열 부서를 새로 내왔지만 군간부들이 후방물자를 빼돌리는 관행은 별로 달라진 게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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