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체제 안정에 속도, 밖으로는 '통미봉남'

서울-노재완 nohjw@rfa.org
2012.01.16
MC: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지 한 달이 지났는데요. 북한은 일단 후계자 김정은을 앞세워 빠른 속도로 체제를 안정시키고 있습니다.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의 모습, 노재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지난해 12월 17일, 37년간 북한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북한을 통치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습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북한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은 모습입니다.

최고영도자가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바뀐 것 외에 외형상으로는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

핵심세력도 김 위원장 사망 이전과 비교했을 때 거의 동일합니다.

다만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에게 힘이 조금 더 쏠리는 느낌입니다.

장 부장이 국정 전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사실상 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군부에서는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이 눈에 띕니다.

한 때 정치국 후보위원에도 오르지 못해 권력서열에서 다소 처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급상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장성택은 오극렬과 운명공동체로 봐야 합니다. 지난 기간 오극렬은 장성택의 형인 장성우 차수와 같은 그룹에 있을 정도로 친분 관계가 두터운데요. 이번에 김정일의 사망으로 갑자기 위기가 닥치면서 두 사람이 호흡을 맞추고 있습니다.

대외적인 부분에서도 크게 변화가 없습니다.

여전히 남북관계보다는 미국과 중국 등 대외관계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입니다.

물론 북한의 핵 문제를 둘러싼 6자회담 재개 등 풀기 어려운 문제가 있지만, 북한은 전통적인 협상전략인 시간 벌기 등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대규모 식량지원을 얻어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과의 관계는 정치적 안정을 위해 공조를 다지는 모습입니다.

중국도 김정일 사망 이후 줄곧 김정은 지지와 체제 안정이라는 명분 아래 ‘북한 챙기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식량 및 에너지 등을 지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남북관계는 여전히 경색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오히려 이명박 정부를 맹비난하는 등 당분간 상대하지 않을 것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도 변함이 없습니다.

미국과의 공조를 통해 외형상 유화적 모습을 보이면서도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해선 계속 사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 우리가 일관되게 말씀드리는 것은 북한의 새로운 지도부가 소위 안정을 찾아서 남북 간에 핵심 현안에 대해서 협의·해결할 수 있는 대화의 장에 나와서 소위 한반도의 상생과 공영을 위해서 서로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일단 오는 4월에 있을 남쪽의 국회의원 선거 결과를 지켜보며 북한이 대응 방향을 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정보 당국자들도 “지금은 북한이 매우 예민한 시기”라며 “최소한 6월은 지나야 북한이 회담에 나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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