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무역 박람회∙투자 설명회로 ‘외자유치’ 안간힘
2019.06.06
앵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자금줄이 묶인 북한이 꾸준히 국제 무역 박람회나 외국인 대상 투자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외국 자본 유치에 안감힘을 쏟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전문 여행업체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는 최근 자사 사이트를 통해 올 8월 북∙중∙러 접경지역인 나선(나진∙선봉) 경제특구에서 열리는 국제 무역박람회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밝혔습니다.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는 자신들이 올해 박람회 참가자를 모집하는 유일한 공식 여행업체라고 소개하면서 4박 5일 또는 6박 7일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무역 박람회 관람 뿐 아니라 나선 경제특구와 북중 접경지대를 둘러보게 됩니다.
또한 북한 당국 관계자나 북한 사업가와 만나 회의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됩니다.
업체 측은 “북한이 대북제재로 큰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국가”라면서도 “2018년 정세변화와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말한 바와 같이 북한이 큰 경제 성장 잠재력을 가진 만큼 이번 박람회는 북한과 경제적 협력 가능성을 살펴볼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북한은 특히 지난해부터 나선 경제특구에 대한 해외 투자자를 끌어 모으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2011년부터 매년 선봉에서 개최되던 행사가 2018년부터는 나진에 신축된 나선 국제무역박람회 행사장에서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북한 상공회의소 관계자가 직접 러시아를 방문해 나선 국제 무역박람회에 참가할 기업 물색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추진 중인 각종 개발사업에 대한 해외 투자유치 설명회도 꾸준히 열리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조선대외경제무역법률자문사무소와 중국 덕형변호사 사무실이 공동주최한 북한 투자 개발사업 설명회가 중국 칭다오에서 개최됐습니다.
1999년 설립된 조선대외경제무역법률자문사무소는 약 20명의 법률가가 소속된 북한 대외경제성 산하 기관입니다.
당시 설명회에는 조선대외경제무역법률자문사무소 소속 북한 변호사가 참가해 북한의 투자 관련 법률규정 및 우대정책, 나선을 포함한 다양한 경제개발특구 등을 소개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기존 전시관으로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평양에 10만 제곱미터 규모로 약 2,000만 달러 이상이 투입되는 대형 국제전시관을 건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보고서는 최근 북한의 경제개발 의지가 커짐에 따라 외국인 대상 투자유치 설명회 개최가 빈번하게 열리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카일 페리어 한미경제연구소(KEI) 연구 국장은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러한 북한의 외국 투자자 및 외화 유치 노력에도 불구하고 2016년 이후부터 본격 이행된 대북제재로 인해 실제 북한과 경제협력이나 무역을 하는 데는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페리어 연구 국장: 나선 국제 무역박람회에 참가하는 많은 외국인 투자자나 업체들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때문에 북한과 사업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지난해 박람회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과의 무역을 원했던 외국인 참가자의 절반 이상이 대북제재에 저촉됐습니다.
페리어 연구국장은 유엔 안보리 제재가 해소되지 않는 한 북한의 주력 수출 상품 중 하나인 섬유제품 등은 거래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