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생존위해 목숨 걸고 밀수 감행
2021.05.04
앵커: 북한의 국경봉쇄조치가 1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북한주민들이 생계를 위해 목숨을 걸고 밀수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중국경에서 개인이 밀수를 감행하는 현장이 포착되었다고 중국 현지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북한 자강도와 인접한 중국 지린성(吉林城)의 한 공안 간부 소식통은 3일 “북조선이 작년에 코로나 19사태에 대처해 국경봉쇄조치를 취하면서 압록강 국경접근자들에 대해 국적을 불문하고 발포하겠다는 내용의 통지가 지린성 공안국에 전달된 바 있다”면서 “이에 중국 측에서도 휴대폰 메시지나 지역방송을 통해 시민들에게 어떤 경우에도 국경연선에 접근하지 말라고 경고했는데 최근 들어 일부 북조선 주민들이 압록강에 나와 밀수를 하는 정황이 포착되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중국과 달리 북조선 주민들의 국경연선 출입은 시기적으로 목숨을 내걸어야 할만큼 위험한 일인데 이를 무릅쓰고 봉쇄 이후 처음으로 밀수를 하는 정황들이 나타났다”면서 “압록강의 얼음이 완전히 녹은 후 지난 4월 말경 지린성(吉林城) 4도구 부근 국경연선에서 북한주민 두 명이 국경을 넘어와 중국 사람에게 인민폐를 내고 살초제를 구입해서 돌아갔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러한 소규모 보따리밀수 정황은 5월 들어서 지린성(吉林城) 13도구와 15도구 부근에서 여러 번 목격되었다”면서 “수차에 걸쳐 2-3명의 북조선 주민들이 자연산 드릅(두룹)을 가지고 나와 팔았는데 그 량이 대단히 적은 것으로 보아 당장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산에서 채취한 것을 들고 나와 판매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이처럼 개인들이 밀수를 한 지역은 중국과 북조선이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적이 드문 산골이다”라면서 “북조선 국경경비대의 감시가 취약한 지역이라고 하지만 만일에 발각될 경우 집중 사격을 받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고 강행하는 필사적인 밀수행위로 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변경지역의 한 주민 소식통은 “여직 개미 한 마리 얼씬하지 않던 압록강 수역에 몇몇 북조선 주민들이 나타나 밀수를 감행하고 있다”면서 “대부분 산에서 딴 드릅(두릅)이나 산나물을 가지고 나왔는데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어와 팔기에는 쌀 몇 키로 값에 해당하는 푼돈에 불과하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4월 말 경 잘 알고 있는 북조선 양강도의 한 지인으로부터 국경인근에서 만나달라는 전화를 받고 새벽 1시경에 압록강의 중국쪽 수역에서 만났는데 전과 달리 국경경비대와 동행하지 않고 혼자 나왔다”면서 “요즘엔 국경경비가 너무도 삼엄해서 국경경비대와 결탁해서 밀수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불안에 떨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그 후 두어 번 만나 밀수품을 받았는데 전처럼 고가의 물품은 없고 드릅과 산나물이 전부였고 드릅이 너무 흔해 시세가 없고 판로도 마땅치 않다고 말하자 드릅을 많이 채취했으니 (소금에) 절여서라도 넘겨주겠다고 제의했다”면서 “예전처럼 큰 돈벌이도 되지 못하고 소액에 불과한데도 돈이 절실하게 필요한지 사정을 해와 그동안 알고 지내던 친분관계도 있고 해서 동정심으로 거래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오래 알고 지내는 북조선 주민이 그토록 두려워하는 모습을 처음 보았는데 그런 공포감 속에서도 밀수를 감행하는 것을 보면 북조선 내부 사정이 그만큼 절박한 모양”이라면서 “아무쪼록 거래하는 동안 그 북조선 지인이 무사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