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이종석 신임 통일부 장관이 10일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본격적인 업무 수행에 들어갔습니다. 남한 내 탈북자들은 앞으로 남한 정부의 대북 정책을 주도해갈 이종석 통일부 장관에 대해 북한문제에 정통한 전문가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장관이 대북 포용정책을 지나치게 강조한다는 점에서 우려했습니다.
국군포로 가족모임의 회장인 탈북자 서영석씨는 이종석 신임 통일부 장관이 앞으로 국군포로나 납북자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힌 데 대해 적극 환영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서영석: 이종석 신임 통일부 장관은 세종 연구소에 있으면서 북한에 대해 잘 알고 계신 분이기에 국군포로 납북자 가족문제, 나아가 통일 문제에 있어서도 잘 하실 분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의 경험담을 쓴 책 ‘수용소의 노래’를 펴내 화제가 된 바 있는 강철환씨는 이종석 장관이 그동안 북한 눈치를 보느라 북한 인권문제에 침묵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이장관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한 정책 마련에 신경써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강철환: 이 장관은 노무현 정부의 대북 정책을 주관해 왔는데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해 소극적입니다. 그분의 대북 정책이 잘못돼 있고 그런 정책으로 인해 많은 북한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기 때문에 남북교류와 대북지원보다 실질적으로 북한 주민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실질적인 방법을 찾아서 정책을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북한민주화운동본부의 박상학 사무국장은 이종석 장관의 퍼주기식 대북 지원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대북 지원은 하되 북한에 할말은 하는 외교 전략을 펼쳐 나가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박상학: 현실을 감안하면 무조건 퍼주기식 정책은 우리가 보기에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대북 지원은 과감히 해 주되 다만 할말을 하자는 거지요. 남북 경협도 중요하지만 왜 국군포로 납북 어민, 탈북자 문제에 대해 왜 한마디고 못하는 겁니까? 이제는 할 말을 해야 하지 않나 하는 바램입니다.
탈북자 차경숙씨는 탈북자들이 남한에서 잘 살아야 북한에 있는 가족들도 도울 수 있다면서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들의 남한 생활 적응과 복지 향상에 관심을 가져주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차경숙: 통일부 장관은 대북 정책이라고 해서 물자를 지원하는데 남한에는 탈북자 7-8천명, 거의 만 명이 있는데 탈북자들이 힘들게 살고 있습니다. 남한의 대북 지원하는 양의 30%라도 탈북자들을 지원해야 합니다. 탈북자들이 잘 살아야지 북한 주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돌아갈 수 있습니다. 탈북자들이 잘 살수 있게끔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탈북자 최경석씨는 통일부가 북한과의 협상에서 늘 끌려다니는 것 같아 불만이라며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그는 아울러 신임 장관이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들이 안고 있는 문제들 예를 들면 탈북자들의 이혼, 재혼 문제나 직업 문제 등에 관심을 가지고 해결해 주길 바란다고 기대했습니다.
최경석: 통일부가 북한에 머리 숙이고 끌려가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불만족스럽습니다. 저는 탈북자에 대해 많이 관심 가져주고 대북 사업에 있어서도 도도한 자세를 가지고 임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램이고.
한편, 이종석 신임 통일부 장관은 올해 48살로 남북한 관계를 연구한 진보 성향의 학자출신입니다. 그는 2003년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차장을 맡아 남한정부의 외교안보 분야의 정책을 기획하고 조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 왔습니다. 특히 그는 이번에 통일부 장관직과 함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위원장까지 겸하게 돼 사실상 남한 정부의 통일 정책의 최고 사령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수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