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내 탈북자, 극심한 취업란에 절망감 표현

2006-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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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에서 열린 탈북자들을 위한 취업 박람회에는 20대 젊은이부터 40~50대 에 이르는 많은 탈북자들이 몰렸습니다. 그러나 직장을 찾고 있는 많은 탈북자들은 남한에서 직장을 구하기가 힘들다고 말합니다.

12일 남한 언론에는 이 날 ‘2006 새터민 채용한마당’ 취업박람회 장을 찾은 탈북자 김순희씨를 소개했습니다. 새터민이란 남한에서 탈북자를 가리키는 새로운 용어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씨는 북한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년간 의사로 일하다 작년에 남한으로 왔지만, 의사자격증을 갖고 오지 않아 남한에서 의사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씨는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의사 출신 탈북자가 50명 이상이며 이 들 중 의료분야에서 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씨처럼 남한에는 북한에서 전문직에 종사하고도 막상 남한에 와서는 직장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합니다. 비단 이런 전문직이 아니더라도 일반 직종에서도 탈북자들은 직장을 구하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비교적 다른 일반 탈북자들에 비해 취업 기회가 많을 것 같은 탈북 대학생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남한의 대학에서 마지막 학기를 이제 막 마치고 취업 준비에 여념이 없는 일부 탈북 학생들은 12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일자리를 구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대학생 김영대(가명)씨는 탈북대학동아리 내 친구들 가운데 약 10% 정도만이 취업에 성공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기본적으로 남한 대학생들과 같이 졸업을 해도 수준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영대: 똑같이 여기서 취업을 할 때, 똑같이 경쟁을 하면, 항상 뒤떨어지게 되지요. 기업들의 눈높이에 맞추기가 어려워용. 한마디로 영어에서 점수가 낮아지거든요. 북한에서는 안 배우니까. 대체로 취업할 때는 토익(TOEIC) 점수가 중요한데, 그런 부분은 학교에서 배울 수 없으니까 어렵구요. 그리고 일반적으로 기업들에서 탈북자들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는 부분도 있어요. 한국 사회에서 탈북자들이 대부분 정착을 잘 못한다. 가령 이 사람들 받아들여도 회사에서 제대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지 우려하는 부분이 있고, 그런 부분에서 편견이 있을 수 있죠.

졸업을 앞둔 탈북 대학생 최기원(가명)씨는 재외국민특례가 졸업 이후에는 적용되지 않아 특히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최기원 씨의 말입니다.

최기원: 대학 가는 것 까지는 국가에서 혜택을 줘요. 재외국민특례라는 특례를 주는데, 문제는 대학 졸업 하고 나서부터는 기업에서 그런 특례가 없어진다는 거에요. 북한사람이기 때문에 봐준다든지 기준 낮추는 일이 없어요. 그러니까 북한 출신들은 대학에 들어가서 1-2년은 어리버리해서 적응하는데 힘들어요. 적응할만 하면 3학년이 되고, 4학년은 취업준비 하느라 정신없어요.

그러다보면 1-2학년에서 학점 다 까먹고, 그러다보면 외국어나 이런 것들이 남한 학생보다 준비를 못하고, 취업 정보도 친구들이나 인맥이 없다보니...모든 데서 다 불리해요. 그렇지만 기업들은 이윤추구니까 그런거 감안안하고, 자기네 회사 채용기준으로만 뽑는거잖아요. 결국 북한 학생들이 취업을 하는 것은 하늘에 별따기에요.

최기원 씨는 실제로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큰 꿈을 갖고 대학에 들어온 새내기 탈북 대학생들도 취업에 실패하는 선배들을 보고 실망하고, 대학에 들어오는 것을 아예 포기하려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씨는 대학 졸업 후에도 취업을 아예 포기하고 개인 자영업을 한다든지, 무역업을 한다는 사람들 또는 식당에서 도와주는 일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봤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 전쟁 이후 남한으로 넘어 온 탈북자들의 수는 현재 9천명이 넘습니다. 이 중에 7천여명은 2002년 이후에 남한으로 온 사람들입니다. 내년 초에는 탈북자 1만명 시대에 돌입할 것이라는 통일부의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김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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