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들의 남한 생활을 여러 각도에서 분석한 책이 출판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제목이 ‘웰컴투코리아’인데, 이 책은 출판한 저자들은 탈북자들의 남한 생활이 앞으로 남북한 사람들이 함께 살게 됐을 때를 대비하는 실험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탈북자들의 남한 적응 문제는 계속해서 연구, 주목해야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남한에 살고 있는 탈북자들이 9천명에 다라는 남한 사회. 이들 탈북자들의 남한 정착을 돕기 위한 정부와 민간의 노력도 있지만 남한 학계에서도 탈북자들의 상황을 다각도로 분석하는 작업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이달 새로운 책이 나왔는데 제목이 ‘웰컴투코리아’, 영어로 ‘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입니다. 남한에 입국하는 대부분의 탈북자들이 자신이 남한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한다고 느꼈다고 밝히고 있는데, 그래서 이 책 제목은 여러 가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심리학, 정신의학, 교육학, 인류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지난 3년 동안, 탈북자를 분석한 논문들을 담고 있습니다. 28명의 연구자들이 저자로 참여하고 있고 아동과 청소년, 성인들을 문제를 나눠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로 참여한 한양대학교 정병호 교수는 책 제목으로도 사용된 ‘웰컴투 코리아’라는 문구는 영어를 사용하지 않던 탈북자들이 남한 사회에 첫 발을 딛을 때, 공항에서 처음 마주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서구화된 남한 사회에서 겪는 탈북자의 충격과 어려움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병호 교수: 그 동안 탈북자 문제는 정치적인 문제로 분류돼 왔지만 이 같은 방식으로는 탈북자 정착의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도와줄 수 없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제 탈북자들의 다른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로 보고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 이 분들이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면 이해할 수록 구체적인 도움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우리는 북쪽 사회만 어떻다고 얘기하지만 남과 북을 다른 방향으로 다르게 진화한 사회입니다.
특히 정 교수는 이 책이 남한 사회에서 던지는 메시지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탈북자들의 부적응에 대한 남한 사회의 반성도 필요하다는 지적인데, 정 교수는 이 부분을 최근 남한 사회에서 크게 다뤄지고 있는 남한 사회의 폐쇄성 문제와도 큰 연관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병호 교수: 남한 사회는 어떤가? 남한 사회는 문화적 편협한 인식하고 다양한 문화권에서 오는 사람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가 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 정 교수는 탈북자들의 남한 생활은 앞으로 남북한 사람들이 섞여 살게 됐을 때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는가에 대한 실험이라고 볼 수 있고 따라서 이 문제는 앞으로도 깊게 연구돼야할 필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책의 발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세미나에서는 남한 사회가 탈북자들의 장점을 발견하고 이를 극대화해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나가야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덕성여자대학교 정진웅 교수는 ‘적응’이라는 말 자체가 탈북자들에게 남한 사회를 그대로 받아들일 것을 강요하는 것이라면서 탈북자들이 본인들의 차이를 자연스럽고 긍정적으로 받아들 수 있도록 남한 사회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정진웅 교수: 이것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고 본인의 역량을 끌어내주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또 이날 발표자로 나선 탈북자 최진이 씨는 탈북자의 잠재력을 존중해주고 인격적으로 대우해주는 것이야 말로 탈북자들의 남한 살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는 힘이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최진이: 순수하고 열정 있고 이런 것이 있습니다. 이런 것이 성공하는 자본이 된다는 긍지를 주면, 이것이 에너지가 되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최 씨는 또 탈북자들에게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키고 남한 사회에서 적응하는 자신만을 방법을 찾아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이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