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조사국(CRS)의 닉시 박사는 다음주 싱가포르 미북 회동에서 두 나라가 핵목록 신고 형식과 내용에 대해 합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습니다.
Niksch: Yes, I think the deal (on declaration) could be completed in that meeting. That’s very possible.
닉 시 박사는 북한의 핵목록 신고서에는 북한이 플루토늄을 30킬로그램 정도 추출했다는 내용과 핵확산이나 우라늄 농축 핵개발 계획이 현재 없으며 앞으로 하지 않을 것이란 재확인, 또 영변 핵시설의 불능화를 완료할 것이라는 정도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닉시 박사는 과거 북한의 우라늄 농축 핵개발 문제와 핵확산 문제는 정식 신고서 외에 ‘비밀문서(secret minute)’ 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며 미국은 북한이 과거 우라늄 농축 핵개발과 핵확산에 관여된 것으로 믿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북한은 이에 명확히 동의하지는 않으면서 미국 입장을 인지(recognize) 혹은 이해(understand) 한다는 내용이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닉시 박사는 북한이 제조한 핵무기의 수와 같은 내용은 신고서나 비밀문서 어디에도 북한 측은 밝히지 않고 북핵협상 3단계인 핵폐기 과정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닉시 박사는 일단 핵목록 신고와 관련한 미북 간 합의가 이뤄지면 민주당 주도의 미국 의회의 반발기류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북한의 적성국 교역법 대상 제외와 테러지원국 해제와 관련된 정식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미국이 최근 고려하고 있는 대규모 대북 쌀지원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회동의 성과에 대해서는 신중한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을 역임했던 리스 박사는 이번 미북 접촉결과도 미리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Reiss: I would imagine they’ve come back now probably approving some of what was agreed in Geneva, but given their track record of negotiating, they probably are going to propose some new ideas…
이번에 북한은 지난 제네바 회동 때 합의한 내용 일부를 본국에서 허가받고 다시 미국 측과 접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과거 협상행태를 봤을때 새로운 협상안을 가지고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되면 힐 차관보가 이를 또 다시 검토해봐야 할 것입니다.
리스 박사는 북한이 미국 측 입장에 조금은 가까와 져서 싱가포르 회동에 나선 것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핵목록 신고와 관련해 두 나라가 합의를 이루고 그 내용이 6자회담을 진전시킬 수 있을 만큼 충분할 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리스 박사는 설사 핵목록 신고에 대해 미북간에 합의가 이뤄진다고 해도 북한에 강경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 미국 의회나 행정부 인사들이 신고의 미진함을 문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미국 의회의 경우 북한의 핵신고가 미진하다해도 북한의 핵불능화 과정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북핵 협상 3단계인 핵폐기 협상으로 나아가는 것이 더 바람직한 것이 아닌지에 대해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의 올브라이트 박사는 북한이 시리아와의 핵협력과 농축우라늄 핵개발 계획과 관련된 사실을 시인하는 정도에 따라 의회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국무부 측은 이번 싱가포르 미북접촉의 성과에 대해 매우 신중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북한 측과의 만남 후 힐 차관보가 북한의 핵목록 신고서를 서류 가방에 넣어가지고 귀국할 수는 없을 것이고 이번 접촉에서 어떤 최종 해결책( final resolution)이 도출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Casey: Certainly we hope to make continued progress on it, but I am not led to believe that there is any reason to suspect that this is a decisive point in those discussions.''
물론 우리는 핵목록 신고 문제에 있어서 계속된 진전을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싱가포르 회동이 북한의 핵목록 신고와 관련된 논의 과정 중 결정적인 시점이라고는 여기지 않습니다.
한 편, 닉시 박사는 싱가포르에서 만일 미국과 북한이 핵목록 신고과 관련해 합의할 경우 중국은 곧 6자회담을 소집해 이를 추인하는 절차를 밟게 되고 이럴 경우 북한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남한 이명박 정부가 난처한 입장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미국이 북한의 핵목록 신고에 대한 대가로 50만톤 규모의 대북 쌀지원에 나설 경우 남한 정부의 입장이 더욱 곤란해지고 이런 상황을 북한 측은 원하고 있다고 닉시 박사는 주장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