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미국 국회의사당 앞에서 북한자유의 날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 집회에 참가한 수백명의 참가자들은 이번 행사가 북한 김정일 정권의 만행을 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됐다며, 독재 체제하에 고통 받고 있는 북한 주민을 구하기 위해 힘을 합치자고 입을 모았습니다.

지난 22일부터 열린 북한자유주간을 장식하는 절정인 북한자유의 날 행사가 열린 미국 국회의사당 앞 잔디밭에는 200여명이 넘는 참가자들로 가득 찼습니다. 이 중에는 멀리 남한과 일본에서 온 사람들이 특히 많았습니다. 탈북자, 남한과 일본의 납북자 단체 관계자, 일본 국회의원들은, 북한 정권의 국제적 인권 유린을 알리고, 독재 하에 신음하고 있는 북한 주민을 구하기 위해 힘을 모으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먼 길을 마다하고 달려왔습니다.
태국주재 북한 참사관을 지내다 지난 2000년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 홍순경 씨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북한 독재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홍순경: 이번 행사를 참가해 보니까 과연 미국이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아주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고, 그 어느 나라보다 북한 백성들을 위한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앞으로 이번 행사가 북한 독재체제를 반대하고 북한 백성들이 민주화를 성취할 수 있는 방향으로 되고 있는데, 이것이 세계적으로 확산이 돼서, 북한독재정권이 백성들을 위한 정치를 베풀 수 있게 하거나 아니면, 권자에서 물러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홍순경 씨는 북한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는 남한 정부에, 앞으로는 북한 주민을 위해 인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행동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남한에서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탈북자 주성일 씨도, 남한보다 오히려 미국에서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이 더 높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아쉬워했습니다.
주성일: 저는 워싱턴에는 처음 왔는데, 한국에서 북한 민주화 투쟁을 위한 일을 했었는데, 그곳 분위기와 다르다는 것을 느꼈고, 여기 와보니까 미국인들을 중심으로 해서 세계나라 여러 사람들이 북한 인권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분명한 것은 한국과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00:34) 이런 사람들이 연대해서 나선다면 북한 민주화가 좀 더 빨리 이뤄지지 않을까.
일본의 납북자 단체인 피랍일본인 구출전국협의회의 니시오카 츠토무 부회장은 북한 자유주간 행사를 쭉 함께 하면서 북한 인권에 대한 미국 정부와 의회의 관심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니시오카: 드디어 요코다 메구미 어머님 하고, 남동생이 백악관에 가서 부시 대통령을 만나게 됐습니다. 아주 기쁜 일입니다. 아직까지 미국 국내에서도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일반 관심이 그렇게 크지 않다고 봅니다만 그러나, 미국 정부와 미국 의회의 관심은 아주 높다. 특히 부시 정권은 보편적인 인권이라는 관점에서 김정일이 하고 있는 것을 용서하지 못한다, 그런 강한 자세를 보여주기 시작했기 때문에, 아주 흐뭇하고 좋습니다.
니시오카 부회장은, 이번 행사에 일본 부장관과 국회의원 등 정부 관계자가 다수 참가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납치 문제 해결 등 북한 인권이 개선될 수 있도록 일본 정부에 경제 제재 등 대북 압박을 가하라고 촉구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날 행사장에는 지난 2002년 5월 중국 선양 주재 일본 총영사관에 진입했다가 중국 경찰에 체포됐던 김 한미 양 가족도 참석했습니다. 이들은 행사에 앞서 이 날 오전, 백악관에 조지부시 미국 대통령과 면담했습니다. 한미 양의 어머니 이성희 씨는,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중국내 탈북자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고 말했습니다.
이성희: 북한 사람들이 중국에 와가지고 얼마나 살기 힘들면 이렇게 자기 자식까지 낳아서 팔려고 했겠느냐 하는 얘기를 했습니다. 북한에 대해서 압박을 해야 한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이성희 씨는 한미가 부시 대통령에게 북한 주민들을 도와 달라는 대통령을 그린 편지와 그림을 전했다며, 대통령이 무척 기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성희: (한미가) 부시 대통령께 이천 만 우리 북한동포를 하루 빨리 구원해 주라는 편지를 썼고. 또 한미가 부시 대통령을 그림으로 그려가지고 드렸습니다. 부시 대통령께서 이 그림을 영원이 간직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날 행사장에는, 중국 내 탈북자들의 실상과 그들을 돕고 있는 인권운동가들의 노력을 담은 기록영화 ‘서울 트레인’의 제작자 짐 버터워스(Jim Butterworth)씨가 참석했습니다. 버터워스 씨는 자신이 한미 가족을 만나게 된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서울트레인은 한미 가족처럼 중국에 있는 수 만 명의 탈북 난민의 이야기라고 말했습니다.
Butterworth: ...it's their story that's so heart reaching. And the story of hundreds of thousands of N. Korean refugees...
버터워스 씨는 영화를 통해 중국 내 탈북 난민들이 처한 어려움을 널리 알리고자 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을 행운으로 여긴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이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