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6자회담서 많은 소득 올려” - 유호열 교수
2006.12.26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지난주 13개월 만에 재개됐지만, 북한이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가 먼저 풀려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아 아무런 진전 없이 끝났습니다. 남한 고려대학교의 유호열 교수는 핵실험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 회담의 구도와 의제를 자신의 의도대로 이끌어갔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난 주 베이징에서 열렸던 6자회담은 다음 회담 일정도 확실히 잡지 못한 채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 북한 측은 미국이 대북금융제재를 먼저 해제하지 않으면 핵폐기 관련 논의를 시작할 수도 없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미국 측은 북한 측이 먼저 핵폐기 의지를 밝히는 행동을 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또 북미 두 나라는 금융제재 관련 실무회담을 통해 입장차를 좁혀보려 했지만 역시 별 돌파구를 마련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측은 이번 6자회담에서 거둔 소득이 많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남한 고려대학교의 유호열 교수는 26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핵실험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북한이 자신의 의도대로 이번 회담을 이끌어갔다고 평가했습니다.
유호열: 북한은 미국의 대북금융제재와 6자회담을 연계시켜 방코델타아시아은행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핵문제가 논의될 수 없는 상황을 조성시켰습니다. 또 결국 북한과 미국 사이 양자회담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는 구도를 만들었습니다. 또 북한은 핵프로그램과 핵무기를 분리해서 협상할 방침을 천명했습니다. 다시 말해 핵무기는 마지막까지 유지하면서 가동 중인 영변 원자로 등의 동결을 통해 경제보상과 체제보장 등 원하는 것을 협상하는 틀을 구축했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의도는 북한 측 6자회담 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의 발언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 부상은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미국의 핵위협이 사라져야 북한의 핵무기 폐기가 가능하며 현 단계에서는 기존 핵계획 포기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부상은 또 핵무기를 폐기하는 문제는 미국의 대북적대 정책이 완전히 철회되고 북한과 미국 사이 신뢰가 조성돼야 논의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부상은 이어 23일 동아일보와의 회견에서는 미국의 대북금융제재가 해제되면 북한이 핵동결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핵동결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시 말해 대북금융제재 해제 말고도 경수로와 대체 에너지 제공 등 다른 상응조치가 있어야 북한의 핵동결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유호열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서 만일 대북제재가 강화된다면 북한은 2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높고 내년에도 북한 핵문제 해결 전망은 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호열: 제재가 강화되면 북한은 추가 핵실험은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북한으로서는 중국이나 남한에게 필요한 경제지원을 받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일본과의 협력 관계를 통해서만 북한 문제에 접근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6자회담이 정말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유 교수는 부시 미국 행정부는 앞으로 대선정국이 다가옴에 따라 그저 북한 핵문제를 악화시키지 않는 선에서 관리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고 북한도 시간을 끌면서 현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기를 기다릴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워싱턴-양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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