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망명 중인 이란의 한 반체제 인사가 이란이 핵무기 운반용 미사일을 은폐하기 위한 광범위한 지하 터널 망을 운용하고 있으며 이 터널 구축에 북한이 도움을 줬다고 21일 밝혔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이란의 반체제 인사의 이 날 기자회견 내용부터 소개해주시죠.
21일 미 워싱턴 내셔날 프레스 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사람은 이란의 반체제 인사 알리레자 자파흐자덴(Alireza Jafarzadeh) 씨인데요. 그는 미국 망명 전 이란의 반체제 단체인 ‘이란 저항위원회’에서 대변인을 맡았던 인물입니다.
이란 저항위원회는 지난 2002년 이란의 비밀 핵개발 프로그램을 폭로한 바 있습니다. 자파흐자덴 씨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미사일을 비밀리에 개발하기위해 이란 당국은 테헤란 남동쪽 근처 산간지역에 십 여개의 터널을 뚫고 이를 연결해 지하시설을 구축했는데 이러한 터널 시설 구축에 북한 출신 전문가들이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 전문가들이 이란 당국과 협력해 터널 망을 건설했다면서 이 시설의 많은 설계도는 북한인들에 의해 제작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이란 당국이 이 지하시설에서 핵 뿐만 아니라 이를 운반할 미사일까지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과거에도 이란의 핵과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북한이 개입했다는 보도가 나오지 않았습니까?
네, 지난 9월 자파흐자덴 씨는 이란 당국이 핵시설들을 감추기 위한 터널 하나를 뚫었다고 밝혔던 바 있습니다. 지난 7월 로이터 통신은 북한 핵과학자들이 이란의 한 대학에서 이란인들에게 대학원 과정의 고급 핵 관련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또 그보다 한 달 앞선 지난 6월 영국 일간지 텔레그라프는 북한의 지하시설 관련 전문가들이 이란의 지하시설 건설을 도와주기위해 테헤란에 도착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 신문은 당시 이란이 건설하는 지하시설은 국제사회의 감시망을 피해 핵개발 시설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도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미국 관리들은 앞서 미사일 관련 기술을 수출하고 있는 북한이 이란을 도왔다고 밝혔던 바 있는데요. 자파흐자덴 씨는 이란 당국이 세 가지 종류의 사하브(Shahab) 미사일을 개발했고 사정거리가 더 긴 가아다(Ghadar) 미사일도 개발하고 있다면서 이에도 북한의 도움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사하브 3 미사일과 가아다 미사일은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로 전해졌고 사정거리는 각각 최대 1900킬로미터와 3000킬로미터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란 당국은 사하브 3 미사일은 지난 2004년 발사 시험을 마쳤고 가아다 미사일은 아직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란 당국이 얼마나 많은 미사일 실전 배치하고 있는 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란은 국제사회의 핵 포기 촉구에도 불구하고 계속 핵개발에 나서고 있는데요.
이란 당국은 유럽연합과 미국의 핵개발 중단 촉구에 대해 이란의 핵계획은 순수 민간용이다, 즉 평화적 핵이용을 위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18일 국제원자력기구는 이란이 파키스탄 핵과학자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암시장 조직을 통해 핵무기 설계도를 입수했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이 설계도에는 농축 우라늄을 반구 형태로 핵탄두에 장착하는 기술을 포함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란의 핵개발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21일 한 유럽연합 외교관은 영국 로이터 통신과의 회견에서 오는 24일 열리는 국제원자력기구 이사회에서도 이란의 유엔 안보리 회부 결의안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는 유럽연합과 미국이 이란 문제의 안보리 회부를 원하고 있지만 러시아와 중국 등 여러 나라들은 이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양성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