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령시 김정일 비난 삐라 살포돼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0.06.30
farm_villege_303 북한 황해도 개풍군 일대에서 북한주민들이 농사일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모 김정숙의 생가와 동상이 있는 회령시 오산덕동에 얼마 전 김 위원장을 비난하는 삐라 100여장이 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숙의 고향인 함경북도 회령시가 갑작스런 삐라 살포사건으로 소동을 빚고 있습니다.

회령시는 지난 5월 22일, 신풍리와 청기리에서 살던 두명의 청년이 김정숙의 생가에 방화를 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런데다 6월 17일에는 망향동에 있는 ‘회령제지공장’ 폐수 정제지설에서 다량의 구화폐가 불태워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5일 밤, 26일 새벽사이에는 김정숙 동상을 마주하고 있는 오산덕동 ‘학교마을’ 주변에 김정일을 규탄하는 구호가 적힌 100여장의 삐라가 살포되어 회령시 사법당국은 물론, 함경북도 보위부, 보위사령부까지 동원되어 범인 검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9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통화한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이러한 사실들을 전하면서 “지금 현재 회령시 주민들을 상대로 필적조사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25일 밤부터 26일 새벽 사이에 무엇을 했으며 이를 누가 증명할 수 있는지를 자필로 써서 인민반별로 거두고 있다” 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에 의하면 이번 삐라사건은 김정숙의 동상과 생가가 위치해 인민보위대가 철통보안을 유지하고 있는 오산덕동의 회령사적관에서 불과 150여m 떨어진 곳에서 일어났습니다.

회령사적관 옆에 있는 오산인민학교의 주변에 있어 학교마을로 불리는 이 곳은 지난달 발생한 김정숙 생가 방화미수사건으로 밤에도 수시로 보안서 순찰대와 노동자 규찰대가 순찰을 돌고 있어 회령시에서 가장 범죄율이 낮고 안전한 구역으로 꼽혔으나 최근엔 강력사건이 빈발하고 있습니다.

회령교원대학생 한경철(가명, 29살)씨도 30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삐라의 내용은 ‘민족반역자 김정일 타도!’, ‘우리 인민의 철전치 원수 김정일 타도!’ 등의 구호들로 되어있었다”며 “큰 종이(A4용지)가 아닌 장마당에서 파는 수첩종이에 마지크(중국산 유성매직)를 사용해 손으로 썼다”고 밝혔습니다.

삐라는 학교마을 주변을 돌며 한 곳에 많게는 30여장 정도씩 네 곳에 뿌려졌다고 설명하면서 삐라종이가 작아 수거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씨는 전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이번 삐라사건으로 25일 밤부터 26일 사이에 밤샘을 한 대부분의 도박꾼들이 보위부에 끌려가 조사를 받고 있으며 개인적, 혹은 공익적 목적으로 회령시를 방문한 외지인들도 보위부에 연금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씨는 회령시 역전동에서 25일 결혼식을 올린 신랑과 신부는 물론 그들을 축하하려 왔던 가족, 친척들까지도 모두 보위부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며 매를 맞고 며칠 동안 잠을 자지못해 시병원에 실려 간 사람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과 통화한 또다른 함경북도 주민에 따르면 회령시에서는 지난 6월 17일 밤에도 망향동에 있는 제지공장 폐수 정화시설에서 수천장에 달하는 구화폐를 불태우고 뿌리는 사건이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폐수정화시설 보수과정에서 회수된 유해물질들을 소각하는 장소에 누군가 교환하지 못한 구화폐들을 가져다 버리고 주변에 마구 뿌렸다는 것입니다.

회령시의 경우 김정일이 ‘어머님의 고향’이라 부르며 많은 혜택을 주고 있어 식량공급도 많은 데다 국경도시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들에 비해 생활환경이 좋았다는 게 함경북도 출신 탈북자들의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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