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 우라늄 핵개발 명확한 증거 보유” - 미 전직 관리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급 우라늄 생산 장비를 구입했다는 명확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는 주장이 미 전직 관리 두 명에 의해 거듭 제기됐습니다. 미첼 리스(Mitchell B. Reiss) 전 미 국무부 정책기획실장과 로버트 갈루치(Robert Gallucci) 전 대사는 외교전문 잡지 ‘포린 어페어즈(Foreign Affairs)’ 최신호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우선 이들의 주장 내용과 제시된 근거부터 소개해주시죠.

양성원 기자: 네, 리스 전 실장과 갈루치 전 대사의 주장의 핵심은 북한이 1년에 두 개 이상의 핵무기 제조에 충분한 양의 무기급 우라늄 생산이 가능한 원심분리기 제조에 필요한 물질과 장비를 획득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미국이 지난 2002년 중반 경 입수했다는 것입니다.

그 구체적인 증거가 무엇인지는 이 기고문에서 제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일본 아사히신문은 7일 미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 측이 핵 암시장 중개인들과 주고받은 원심분리기나 그 부품의 매각 계약서가 그 구체적인 증거일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에 앞서 로이터 통신도 지난 5일 이들 두 미 전직 관리의 이러한 주장을 소개하면서 이것이 믿을 만한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통신은 우선 이들이 미 정보당국의 구체적인 비밀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고 또 이들이 평소 자주 미국의 대북 불 포용 자세를 비난했던 인물인데도 이번에 부시 행정부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주장을 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002년 10월 북한 측이 농축 우라늄 핵개발을 미국 측에 시인한 것으로 알려진 이후 북한은 계속 이를 부인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셀리그 해리슨(Selig Harrison) 씨도 최근 미국이 북한의 우라늄 핵개발을 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하지 않았습니까?

양: 네, 그렇습니다. 해리슨 씨는 포린 어페어즈 잡지 지난호에서 부시 미국 행정부가 북한이 비밀리에 우라늄을 이용한 핵무기를 만들고 있다고 위험을 과장하는 등 북한 핵에 대한 정보를 왜곡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구입한 알루미늄관은 무기 제조용 고농축 우라늄이 아니라 발전용 저농축 우라늄 생산을 위한 것이라면서 핵무기용 우라늄과 평화적 용도의 우라늄을 구별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해리슨 씨는 북한이 원심분리기 관련 부품들을 대량으로 반입했다는 미 정보 당국의 주장이 설사 맞는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북한의 핵무기용 우라늄 농축 공장 건설로 이어졌다는 명백한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은 우라늄 핵개발 문제보다 더욱 시급한 북한의 플루토늄 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노력을 우선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해리슨 씨 주장에 리스 전 실장과 갈루치 전 대사가 조만간 발간될 포린 어페어즈 잡지 이번 3-4월호에 반박의 글을 실은 것이군요.

양: 네, 그렇습니다. 이들은 우선 독일의 한 업체를 통해 북한이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고강도 알루미늄 관은 무기급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원심분리기를 만들기에 기술적으로 적합한 것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북한이 마약밀수와 위조지폐를 이용해 이러한 장비들을 구입할 수 있는 풍부한 자금을 마련했으며 파키스탄의 핵 과학자는 미 당국에 우라늄 제조용 원심분리기 설계도 등을 북한 측에 넘겼다는 진술을 하기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결론적으로 국제사회를 속여 온 북한의 과거 전력을 볼 때 북한의 우라늄 핵개발 문제는 6자회담에서 중심적으로 다뤄야 할 문제이며 또 북한 핵문제 해결책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