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10일 6자회담에 대한 무기한 참가 중단과 핵무기의 제조와 보유를 공식선언한 것과 관련해 콘돌리자 라이스(Condoleezza Rice)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의 국제적 고립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영국, 독일, 러시아, 유럽연합 등 도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에 우려를 표명하고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유럽과 중동을 순방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10일 유럽연합과의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국제사회로부터 북한 정권의 고립만 심화시키는 것으로 특히 북한 주민들에게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This is an unfortunate move, especially for the people of North Korea because it only deepens North Korean isolation from the rest of international community."
라이스 장관은 북한이 미국에 대한 자국 방위의 목적으로 핵무기가 필요하다고 믿을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부시 미국 대통령은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으며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중대한 결정을 내릴 경우 안보 보장을 받을 수 있음을 분명히 했음을 강조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국제사회의 일원들, 특히 북한과 근접해 있는 국가들의 경우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6자회담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에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면서, 북한은 이 문제를 다시 생각하고 스스로의 고립을 끝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It is very clear that all responsible members of the international community and most especially North Korean neighbors support the six-party framework as a way to resolve the North Korean nuclear issue."
미국 국무부도 6자회담을 통한 북한 핵문제 해결을 계속적으로 추구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에덤 에럴리(Adam Ereli) 부 대변인은 10일 기자설명회에서 미국 정부와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 모두 6자회담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는 데 있어 가장 효과적이고 최선의 방법임을 여전히 믿고 있다면서, 이들 국가들과 북한의 이번 발언과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향후 대책 등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We continue to believe that we and our partners in the six-party talks continue to believe that this is the best and most effective way to achieve our mutual goal of a denuclearized Korean Peninsula."
에럴리 부 대변인은 라이스 장관이 지적했듯, 북한의 이 같은 행동은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을 더 심화시킬 뿐이라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검증 가능한 방법으로 포기할 경우, 이는 한반도의 비핵화뿐만 아니라 북한의 부족한 자원을 핵무기 대신 자국 국민에게 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되는 등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핵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대북정책이 재고될 가능성이 있는 지를 묻는 질문에 에럴리 부 대변인은 미국은 북한 핵문제를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방법으로 해결한다는 입장을 계속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백악관도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선언하며 6자회담 참가를 거부한 것에 대해 새로울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스콧 매클렐런(Scott McClellan)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의 핵보유 발언은 예전에도 들어본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6자회담을 통한 외교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미국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국제사회도 북한의 핵보유 선언과 6자회담 중단 선언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6자회담 참가국인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야코벤코(Alexander Yakovenko) 외무부 대변인은 이 날 북한이 6자회담 참가를 그만두고 핵무기 보유를 공포한 데 대해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면서, 그러나 협상은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야코벤코 대변인은 자위를 위한다는 북한 당국의 입장에는 경의를 표하지만 이는 핵무기 개발 경쟁이 아니라 협상을 통해서 해결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영국을 비롯해 독일, 유럽연합, 유엔 등의 지도자들도 북한 외무성의 발언에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빌 라멜(Bill Rammell) 영국 외무부 차관은 10일 성명을 통해 북한이 자국 주민들에게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 줄 협상을 거부한 사실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북한 정부에게 결정을 재고해 국제사회와 협의해 다시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요수카 피셔(Joschka Fischer) 독일 외무장관도 이 날 독일 정부는 북한이 협상장으로 되돌아와 핵무기 비확산 체제의 의무사항들을 완벽하고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하비에르 솔라나(Xavier Solana) 유럽연합 외교정책 대표도 북한이 6자회담 참가 무기한 중단을 결정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대화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면서 북한은 결정을 재고하고 협상에 돌아오라고 촉구했습니다.
또한 영국을 방문 중인 코피 아난(Kofi Annan) 유엔 사무총장도 이 날 북측에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하면서,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들에 대해서도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도록 노력해, 가능한 빨리 회담이 재기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진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