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티모시 조 “북 인권 개선에 국제사회 동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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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탈북민 출신으로 영국에 정착한 티모시 조 씨가 국제 인권회의에 연사로 참가해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에 국제사회가 함께 해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인권운동가인 탈북민 티모시 조 씨는 6일 전체주의 정권인 북한에서 인권과 자유, 표현, 기회, 정의가 중시되는 민주적인 통치가 이뤄지도록 이끌어낼 때라며 이를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와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조 씨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제네바 정상회의’에 참석해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북한 주민들을 대신해 이 자리에 섰다며 이 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두 번의 탈북과 네 번의 감옥생활을 경험했고, 북한에 있을 당시 아홉살이 되던 해 부모가 자신을 두고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 갔다며 이후 홀로 배고픔에 허덕이며 거리 등지에서 생활했었다고 회상했습니다.

부모의 탈북으로 인해 ‘배신자’의 아들로 낙인 찍힌 조 씨는 북한에서 학교나 군대에 갈 수 없었고 직업 또한 가질 수 없었다며 17살이 되던 해 생존을 위해 탈북해 중국으로 갔다고 말했습니다.

조 씨는 중국에서 몽골로 향하는 18명의 탈북민 무리에 합류했지만 몽골 국경에서 중국 군에 체포됐으며 이후 북송되어 감옥으로 보내졌다며 누울 공간도 충분치 않은 작은 공간에서 50 여명과 함께 수감됐었다고 증언했습니다.

티모시 조 :다음날 제가 일어났을 때, 제가 기대고 있던 남자가 죽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는 고문과 의약품 부족, 기아로 인해 죽었습니다. 우리는 하루 종일 소량의 국수만 배급받았습니다. 그의 시체는 죽은 동물처럼 감방에서 끌려나갔습니다. 저는 아직도 동료 수감자들이 살려달라고 소리치고 애원하는 악몽을 꿉니다.

그는 기적적으로 감옥에서 나올 수 있었고 다시 한 번 북한을 탈출해 중국으로 가 베이징에서 9명의 탈북여성 무리들과 함께 이동했지만 중국 공안에 잡혀 상하이에 있는 수감 시설로 보내지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조 씨는 북송되면 감옥에서 죽거나 공개처형될 것이기 때문에 다량의 수면제를 먹고 자살시도를 하기도 했다며 다행히 자신의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게 되면서 감옥에서 나와 영국으로 올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13년 간 영국에서 지내면서 자신이 누구이고, 어떤 선택권을 갖고 있는지 등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올해로 14회째를 맞이한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제네바 정상회의’는 연례 국제 인권행사로,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 인권단체 ‘인권재단’(HRF)과 제네바에 본부를 둔 ‘유엔 워치’ 등 25개 민간단체가 공동으로 후원하고 있습니다.

이 회의에는 그간 지난 2008년 영국에 난민으로 정착한 탈북민 박지현 씨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호원 출신 이영국 씨, 북한 해외 노동자 출신 임일 씨, 북한 정치범 수용소 경비대원 출신 안명철 씨 등이 연사로 참석한 바 있습니다.

기자 서재덕,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