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김일성 생일(4/15 태양절)을 맞으며 강력범죄를 막기 위해 전과자, 무직건달자들에 대한 단속 통제를 강화할 데 대한 지시를 하달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남도의 한 행정간부 소식통은 11일 “이달 초 당 및 행정, 사법기관 간부회의가 진행되었다”며 “회의에서는 ‘태양절’(4월 15일 김일성 생일)을 맞아 범죄전과자와 무직건달자들에 대한 단속 통제를 강화할 데 대한 당국의 지시가 하달되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시문은 최근 전국 각지에서 살인과 강도, 강간 등 강력범죄가 우심하게 나타나 사회적 불안을 조성하고 있는 사실을 알렸다”며 “각급 당조직과 행정기관, 보위부·안전부·검찰소 등 사법기관 일꾼들이 ‘태양절’ 특별경비기간에 범죄전과자와 무직건달자들에 대한 장악통제를 강화해 강력범죄를 철저히 없앨 데 대해 강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지시문은 지난 몇 개월 동안 전국에서 발생한 수십 건의 강력범죄행위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이 범죄전과자, 무직건달자들에 의해 일어난 것이었음을 밝혔다”며 “범죄를 저질러 체포된 자들을 조사해보니 하나와 같이 직장생활을 하지 않거나, 지난 2월 대사령(사면령)을 받고 풀려난 후 거주지를 이탈해 큰 도시에서 떠도는 등 당적, 행정적 통제 밖에 있던 자들이었음을 지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이는 범죄전과자와 무직건달자들에 대한 사상교양과 장악통제만 잘해도 많은 강력범죄행위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며 “그런데도 당 및 근로단체 조직들이 사상교양과 장악통제를 잘하지 못하고 있고, 사법기관들이 범죄행위가 발생해도 신속히 잡아내지 못하고 뒤만 쫒아가다 보니 강력범죄가 없어지지 않고 있는데 대해 지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시문은 특히 범죄전과자와 무직건달자들이 서로 공모결탁하여 위험한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사실을 알렸다”며 “일부 전과자과 무직건달자들이 앙심을 품고 당, 행정일꾼들과 안전, 보위일꾼들에게 달려들어 칼부림을 하고 구타, 살인행위를 저지른 사례도 통보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우리 도에서만 지난 달 어느 한 군에서 저녁 늦게 퇴근하던 안전원이 갑자기 달려든 2명의 괴한에 의해 칼에 찔리고 죽도록 얻어맞았으며, 또 다른 군에서는 지난 1월 사건 수사를 위해 타지에 출장갔던 보위지도원이 행방불명되는 일(범죄피해로 추정)이 있었다”며 “안전원의 가족을 겨냥한 폭력 범죄도 여러 건 발생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지시문은 마지막 부분에 이런 자들은 유사시 적의 편에 넘어가 총을 들고 당과 공화국을 반대해 피를 물고 날뛸 매우 위험한 자들이라며 이들에 대한 사상교양과 장악통제를 강화하는 것과 함께 범죄가 발생하면 그 원인과 동기를 정확히 밝혀내고 엄벌을 가할 데 대해 강조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사법기관과 연결된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1일 “요즘 지난 2월 김정일 생일을 맞아 내려진 대사령에 의해 풀려나온 범죄전과자들의 동향과 직장생활 유무, 거주지 이탈 상황에 대한 긴급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무직건달자들에 대한 단속도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지난 2월 김정일 생일 80돌을 맞아 대사령(사면령)이 발표됐을때 일반 주민은 물론 안전원들도 많은 범죄자들이 한 번에 출소하는데 대한 우려가 많았다”며 “실지(실제로) 대사령으로 범죄자들이 풀려난 후 여기저기서 강도, 강간 등 강력범죄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많이 들려온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내가 사는 동네에서도 사람이 없는 빈집을 노려 재산을 모두 털어가거나, 밤에 자전거를 타고 가는 사람을 쓰러뜨리고 자전거를 훔쳐 타고 달아나는 일이 여러 번 발생했다”며 “심지어 밤에 주택가나 길가에 세워놓은 승용차나 자동차를 외진 곳으로 끌고가 기관(엔진)과 타이어, 바떼리 등 주요 부품을 모두 뜯어가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사람들은 누구나 집을 비우기 무서워하고 밤에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을 꺼려한다”며 “강력범죄로 주민들이 매일매일 불안을 느끼고 있는데도 안전원, 보위원들은 범죄행위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주머니를 털어내는 데만 관심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2년째 이어지는 악성 전염병 사태로 살기가 어려워지면서 범죄행위가 더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 같다”며 “범죄전과자, 무직건달자들에 대한 단속통제를 강화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먼저 당국이 주민들의 생활형편 개선에 첫째가는 관심을 돌렸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안창규,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