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영해서 북중 선박간 불법 환적 또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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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맞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화 촉구에도 여전히 중국과 북한 선박간 불법 환적이 이뤄지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에서 출발한 화물선이 최근 북한 영해에서 선박 간 불법 환적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위성사진이 공개됐습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지난 11일 상업 위성사진업체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촬영한 사진에서 북한 남포항으로부터 약 70 킬로미터(42 마일) 떨어진 서해안에서 두 척의 화물선이 나란히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고15일 전했습니다.

이 매체는 화물을 운반하는 소형 선박인 바지선이 나와 있는 점으로 미뤄 두 선박간 불법 환적이 이뤄지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특히 위성사진에 촬영된 선박의 길이를 선박 자동식별시스템(AIS) 기록과 대조했을 때 나란히 붙어있던 선박 2척 중 하나는 중국에서 항해하는 화물선 ‘다통해001(DATONGHAI001)’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선박 자동식별시스템 기록에 따르면 ‘다통해001’호는 지난 5월 31일 중국 양쯔강 진장 항구에 정박해 있던 선박으로 위성사진 내 선박의 길이와 일치합니다.

6월10일 북한 남포항으로 향하던 ‘다통해001’호는 다음 날인 11일 북한 서해안에서 다시 AIS 신호가 포착됐습니다.

선박의 행적을 보여주는 마린 트래픽 기록에 따르면 이날 미상의 또 다른 선박 한척이 추적을 피하기 위해 위해 AIS 장치를 끈채 ‘다통해001호’에 접근했습니다.

공식적인 선박 등록 시스템에 ‘다통해001’호의 소유주나 기국(flag) 등에 대한 상세정보는 나타나지 않아 궁금증을 더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관찰된 선박간 불법 환적 행태는 유엔이 지적한 새로운 수법과 일치합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이 지난 4월 공개한 연례 보고서는 기존 북한의 항구로 직접 유류를 수송하던 것과 달리 코로나 이후 외국 유조선들이 항구가 아닌 북한의 배타적 경제수역 등에서 북한 선박들에 유류 제품을 환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바다 한가운데서 중국 선박으로부터 유류를 넘겨 받은 선박이 남포항으로 다시 돌아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15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중국은 지난 수년간 불법 환적 등을 통해 대북제재를 위반해왔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불법 행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그러나 미국과 국제사회가 중국의 대북제재 위반 행위에 대해 앞으로 더 엄격히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클링너 연구원 :이것(중국의 제재위반 행태)이 미국과 다른 국가들이 자국법과 결의를 더욱 강력히 시행하는 것을 막진 못합니다. 특히 중국 은행과 기업에 대한 제재법을 완전히 시행하면 이를 억제할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달 초 중국이 동중국해에서 대북 제재를 감시하던 캐나다 초계기를 위협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말부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하는 해상 환적을 감시하기 위해 동아시아 상공을 비행하던 캐나다 초계기가 동중국해 공해 상에서 중국 전투기의 위협을 받은 겁니다.

이에 앞서 5월에는 남중국해의 공해 상에서 정찰 활동을 하던 호주(오스트랄리아) 초계기 역시 중국 전투기로부터 경고용으로 알루미늄 파편 공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캐나다와 호주 초계기가 중국을 근접 정찰한 의혹이 있다며 오히려 반발한 바 있습니다.

기자 김소영,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