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노병대회 참가자 온천 휴양...“비용은 주민부담”

서울-손혜민 xallsl@rfa.org
2022.07.29
북 노병대회 참가자 온천 휴양...“비용은 주민부담” 북한 전승절 69주년인 지난 27일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 앞에서 기념행사가 진행됐다고 조선중앙TV가 28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아내인 리설주 가 행사를 지켜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

앵커: 북한이 제8차 전국노병대회 참가자들을 양덕온천에서 휴양하도록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노병들의 휴양비용을 지방정부에 떠넘기는 바람에 고스란히 주민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밝혔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남도 성천군의 한 소식통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제8차 전국노병대회 참가자들이 최고존엄의 특별 배려로 양덕온천에서 3일 간(7/30일~8/1) 휴양을 하게 된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온천 휴양 기간 전쟁노병들은 실내온천장에서 온천욕을 하거나 봉사시설에서 안마를 받으며, 거동이 불편한 노병들에게는 봉사원이 배치되어 도와주는 등 여러 가지 휴양 혜택이 주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양덕온천에서 휴양하는 노병 숫자는 3천명에 가까우며, 이들에게 제공되는 휴양 비용은 전부 평안남도 각 시, 군 지방정부에서 떠안았다는 말을 양덕온천 휴양지에서 근무하는 간부로부터 들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결국 최고존엄의 특별한 배려라며 전국노병대회 참가자들을 양덕온천휴양지에 모아 놓고 고기와 과일 등 영양식사와 온천 휴양을 제공하면서 일체의 비용을 도당과 각 시 군 당 위원회에 일임했다”면서 “도당에서는 각 시 군 당위원회 조직을 통해 휴양 비용을 주민들의 세부담으로 끌어 모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평안남도 양덕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29일 “지난 주 군당의 지시에 따라 각 인민반에서는 세대별로 현금 3천원(0.5달러)과 달걀 2알을 거두어 양덕온천휴양지에 지원물자로 보냈다”면서 “이는 제8차 전국노병대회 참가자들을 양덕온천에서 휴양할 수 있도록 양덕군당이 앞장 서서 숙식조건을 보장하라는 중앙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지난해에도 중앙에서는 제7차 전국노병대회 참가자들을 온천휴양지에서 휴식하도록 배려한다며 노병들의 숙식비용의 일부를 양덕군 등 지방정부가 부담하게 했다”면서 “자금이 없는 지방정부는 다시 그 비용을 주민들의 세부담으로 떠넘길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주민들은 해마다 전국노병대회가 진행될 때마다 위(김정은)에서 노병들을 아끼고 사랑한다며 선전하면서도 왜 노병들의 휴양 비용은 주민들의 주머니를 강제로 털어서 충당하고 있냐며 당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2018년 11월에 착공해 2019년 12월에 완공된 양덕온천문화휴양지는 북한 외화벌이 관광산업의 하나로 알려졌습니다. 이곳에는 실내·외 온천장과 스키장, 승마공원, 편의 봉사시설 등이 현대적으로 꾸려져 있으나 코로나 사태로 영업초기부터 외국인관광은 중단되고 중앙의 지시에 따라 국정가격으로 휴양하는 간부들과 평양시민들만 늘어나고 있어 적자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김정은 총비서는 2020년부터 해마다 전국노병대회를 개최하고 노병들을 양덕온천에서 무료 휴양하도록 조치하고 있어 양덕온천문화휴양지의 적자는 계속 쌓여가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강조했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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