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T평가회의, '북 핵활동 중단 촉구' 최종문서 채택 불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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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제10차 핵확산금지조약(NPT), 즉 핵무기 전파방지조약 평가회의가 26일 최종결과문서에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폐막했습니다. 평가회의 폐막 전 갱신된 최종문서 마지막 초안에는 북한의 비핵화를 지지한다는 내용을 강조하며 북한이 핵활동을 즉각 중단하고 NPT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서혜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달 간 진행된 제10차 NPT 평가회의가 26일 최종결과문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폐막했습니다.

NPT 평가회의는 최종문서 초안을 채택하기 위해 191개 회원국이 모두 찬성해야 하는데, 지난 3월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안전 위기를 다룬 부문을 러시아가 반대하면서 문서 채택이 불발됐습니다.

구스타보 즐라우비넨(Gustavo Zlauvinen) NPT 평가회의 의장은 26일 열린 마지막 회의에서 “실질적인 부분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2026년 차기 NPT 회의 일정과 준비 과정 등 절차적인 부분에서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전했습니다.

즐라우비넨 의장 :유감이지만 목격한 바와 같이 이번 평가회의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As delegations have witnessed and to my deep regret this conference was not able to reach consensus.)

이날 회의에 참석한 미국 측 대표는 “우리는 실행 가능하고 달성 가능한 군비 통제와 군축 조치를 계속 추구할 것”이라며 “그것은 북한의 핵실험을 비판하고 비확산 및 안전규정의 최고 기준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확인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2일 발표된 문서의 첫번째 초안에는 “회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표명한다”는 내용으로 북한의 핵문제에 주목했습니다.

25일 공개된 마지막 초안에는 “회의는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CVID) 비핵화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표명하고, 세계 핵 비확산 체제를 훼손하는 북한의 핵무기 및 무기발사체계에 대한 우려를 거듭 표명한다”고 부연했습니다.

그러면서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그 완전한 이행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며 “북한이 국제적 의무를 이행해야 하고 안보리 결의에 따라 북한의 6차 핵실험을 비판하며 더 이상의 핵실험을 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 1985년 NPT에 가입한 후 핵 개발을 진행하며 2003년 1월 탈퇴한 바 있습니다.

이에 “회의는 북한이 NPT에 따라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는 점을 상기하면서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에 조속히 복귀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안전규정을 적용하며 완전히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습니다.

갱신된 마지막 초안에는 북한의 모든 핵무기 및 기존 핵 프로그램뿐만 아닌 “현재 진행 중인 모든 핵 활동을 즉각 중단하고” 이를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포기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첫번째 초안에 포함된 내용 중 지난 22일 열린 NPT 평가회의 산하 제2위원회 회의에서 지적됐던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해 모든 이해 당사국들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문안을 이와 같이 수정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초안에는 “회의는 협상과 외교를 통한 문제 해결을 장려한다”며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평화적이고 포괄적인 해결을 촉진하기 위한 모든 관련 회원국들의 노력을 환영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모든 관련 당사국들이 대화 재개를 위해 더욱 노력하고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는 문구로 이전 초안 내용을 대체했습니다.

앞서 2015년 열린 제9차 NPT 평가회의에서는 중동비핵지대에 대한 의견대립으로 인해 최종 문서 채택에 실패한 바 있습니다.

기자 서혜준, 에디터 박봉현,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