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EU, 이달 내 대면 접촉 예정…장소 일정 논제 ‘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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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과 유럽연합(EU) 측 인사들이 이달 중 대면 접촉에 나설 예정입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달 내(later this month) 북한과 유럽연합 대외관계청(EEAS) 간의 대면 만남이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유럽연합 대변인은 이와 관련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유럽연합은 일반적으로 공식적인 차원의 회의에 대해 논평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만남은 영국과 독일에 주재하는 북한 대사관이 지금껏 해왔던 정상적인 외교 관행의 일부라고 설명했습니다. (This meeting is part of normal diplomatic practice and has been the case with the DPRK Embassy in Berlin since 2020 and before that with the embassy in London.)

그러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 인권, 대북 인도적 지원 재개 등, 유럽연합의 북한에 대한 비판적 포용 정책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The EU’s policy of critical engagement towards the DPRK is well known, including its message on nuclear and missile issues, human rights and the resumption of humanitarian assistance in the country.)

이어 유럽연합 대외관계청은 독일 베를린에 본부를 둔 북한 측 관리와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The European External Action Service maintains communication with the Chargé d’Affaires of the DPRK to the EU institutions, who is based in Berlin.)

그러나 대변인은 이번 만남의 구체적인 장소와 일정, 논의 주제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지난달 30일 독일 주재 북한대사관 관계자들이 유럽연합 본부가 있는 벨기에(벨지끄) 브리쉘에서 유럽연합 대외관계청 인사들과 만나기 위해 유럽연합 측에 연락을 취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회의가 성사되면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 이후 중단됐던 북한 측과 유럽연합 측의 만남이 처음 재개되는 자리가 됩니다.

지난해 10월 베를린 주재 북한 대사관 소속 외교관이 유럽연합 측과의 협의를 위해 브뤼셀에 방문하기로 예정됐지만 북한이 일정상의 문제로 방문하지 않는다고 통보해 결국 만남이 취소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스웨덴(스웨리예) 안보전략정책연구소(ISDP)의 이상수 한국센터장 겸 부소장은 3일 이번 회의에서 어떤 주제가 주로 논의될 것 같은지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안보 문제는 회의의 주제가 될 것 같지 않다”고 예상했습니다.

그는 북한이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전쟁, 중국의 군사적 부상, 그리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긴급한 국제 현안에 대한 유럽연합의 입장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오히려 그러한 민감한 문제들을 배제하고 북한에 대한 유럽의 원조 재개를 용이하게 할 수 있는 인도적 문제들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최근 한국을 방문했던 유럽의회 한반도 관계대표단 소속 미힐 호헤빈 의원은 지난달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의회는 한반도 문제에 있어 독립적인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언제든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습니다.

호헤빈 의원 : 유럽의회는 남한, 북한 모두와 관계를 맺고 있고,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있어서 조력자이자 촉진자의 역할을 합니다. (북한과 다시 대화할 기회가 생긴다면) 그들이 현재 어떤 상황인지에 대해 솔직하고 열린 대화를 할 수 있길 바랍니다. 비핵화 뿐만 아니라 무역, 개방, 그리고 지원에 대해서 열려있는지 논의하고 싶습니다.

한편, 유럽연합 대외관계청은 3일 성명을 내고 북한의 최근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판하며 대화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대변인은 성명에서 “북한의 반복적이고 노골적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은 국제 및 역내 평화와 안보에 위협”이 된다며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멈추고, 핵실험을 삼가며, 미국과 한국, 그리고 다른 국제사회 구성원들이 표명한 대화 제의에 건설적으로 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s (DPRK) repeated and blatant violations of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threaten international and regional peace and security…The DPRK must cease missile launches, refrain from a nuclear test and respond constructively to the readiness for dialogue expressed by the United States, the Republic of Korea and other members of the international community.)

이어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와 안보를 위한 유일한 길은 북한이 국제법을 준수하고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국제사회에 참여하는 것이고, 유럽연합은 그러한 변화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새로운 외교적 절차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The only route to sustainable peace and security on the Korean peninsula lies in the DPRK abiding by international law and engaging with the international community in a manner that increases the well-being of people of the DPRK. The EU is ready to support a new diplomatic process aimed at facilitating such a process.)

기자 자민 앤더슨,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