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바스에 가기 싫다” 러시아 북 노동자들 동요

서울-김지은 xallsl@rfa.org
2022.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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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바스에 가기 싫다” 러시아 북 노동자들 동요 건설 노동자들이 지난 7월 우크라이나 동부의 도네츠크 인민 공화국 정부가 통제하는 마리우폴 시에서 새로운 시립 병원을 짓고 있는 모습.
/AP

앵커: 러시아에 파견된 일부 북한 노동자들이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투입설에 동요하던 중 9월초 북한 공관으로부터 대기 지시를 받고 탈출(탈북)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관련 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의 한 고려인 소식통은 2일 “요즘 웬일인지 건설현장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이동설로 어수선한 틈을 타 노동자들 속에서 탈출(탈북)자가 늘어나면서 지휘부에서 내부 단속을 위해 작업 중단을 지시했기 때문”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러시아에 노동자를 파견한 북한회사는 대외건설지도국 산하의 7총국과 8총국”이라면서 “이 외에도 대흥지도국과 항공련합위원회, 당 호텔관리국, 무력부, 국가보위성, 대외경제성, 경공업성 등 일부 북한회사들이 노동자를 파견해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대외건설지도국 산하 회사는 적게는 30명~50명, 많게는 200명 이상의 노동자를 한 개 조로 묶어 공사현장에 투입하고 있다”면서 “또 미래건설회사와 남강무역회사, 지흥건설회사는 현역군인들로 구성된 건설회사”라고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지만 우크라이나 돈바스지역으로 이동할 것이란 소식에 노동자들이 동요하기 시작하자 평양에서 파견회사들에 현 파견지역에서 공사를 새로 맡지 말고 노동자들을 한데 모아 대기시키라는 9월초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러시아의 북한 노동자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런데 군인들로 구성된 건설회사부터 곧 우크라이나 공사장으로 이동할 것이니 9월말까지 밀린 과제를 결산하고 대기하라는 지시가 내려지자 노동자들은 물론 관리를 맡은 간부들 중에서도 탈출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러시아의 또 다른 현지인 소식통은 3일 “요즘 블라디보스토크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공사현장에서 보이지 않는다”면서 “일부 북한회사의 노동자 관리를 맡은 간부가 연이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해 파견 인력 관리에 비상이 걸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동안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회사에서 노동자들과 간부가 사라지는(탈출하는) 사건은 종종 있었다”면서 “매년 연말에 국가계획과제 수행정형(결산)을 보고하고 연간 과제금과 노동자들의 1년 월급을 정산해야 하는데 현지 회사로 부터 공사비를 받지 못한 일부 회사의 직장장(총책임자)과 간부들이 총화 이후 처벌이 두려워 탈출을 강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북한 노동자들은 이른 아침 8시에 현장에 투입되어 저녁 8시까지 일하고 야간작업까지 해도 차려지는 돈이 없어 자포자기 상태에 지쳐있다”면서 “악에 받친 일부 노동자들이 회사 간부에 대들다가 처벌이 두려워 탈출하는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특히 올해는 연말이 다가오는 데 공사비를 제대로 받지 못한 회사가 많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면서 “더군다나 북한 영사관에서 일부 회사에 평양의 지시라며 우크라이나의 돈바스지역으로 이동할 준비를 하고 대기하라는 지시를 하달하자 노동자와 간부들 속에서 탈출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7월 18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 알렉산드르 마체고라는 자국 일간지 이즈베스티야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북한간의 경제협력 가능성을 시사하며 “전쟁으로 파괴된 돈바스 지역 재건의 지원군으로 북한 노동자들이 투입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러시아 하바롭스크, 고리끼, 이르쿠쯔크, 카잔, 사할린, 쏘치, 노보시비르스크, 예카테린부르그, 첼라빈스크, 옴스크, 크라스노야르스크, 볼고그라드, 칼리닌그라드, 크라스토다로 쿠르스크, 튜넨, 울란우데, 첼라벤스크, 치타, 나홋드카, 블라디보스토크, 우스리스크, 볼쇼이 카메니, 슬라비안카, 캄챠드카 등지에 건설인력을 파견하고 있습니다. 2018넌 12월 러시아 외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9월 기준 2만1000여 명의 북한 국적노동자가 러시아에 체류중인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 중 1만9000여명이 공장, 농장,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파견 근로자로 알려졌습니다.

 

2017년 12월 22일 발의된 유엔 안보리 결의 2397호에 따라 2019년 12월 22일까지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본국으로 전원 철수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러시아에 노동자를 보내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기자 김지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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