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의 최근 전례없는 고강도 미사일 도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회의가 열렸습니다. 미국은 북한을 두둔하는 중국과 러시아를 규탄했지만 이들은 북한의 도발을 한미 연합훈련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노르웨이 등 6개 유엔 안보리 회원국의 요청으로 4일 오후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회의가 개최됐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 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지난 2일 북한이 북방한계선(NLL) 남쪽으로 한국 해안가로부터 약 50km 떨어진 지점에 발사한 탄도미사일과 더불어 북한이 올해만 벌써 7번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토머스 - 그린필드 대사 : (이러한 도발은) 북한이 단순히 불법적인 군사력을 발전시키고 세계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키는 것 이상입니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주변 국가들에 공포를 불러 일으키려고 하는 것입니다. 책임있는 국가의 행동이 아닙니다.
또 그는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이들이 한국과 미국이 군사훈련으로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켰다고 주장한 것을 들었다며 이는 북한 선전을 되풀이 하는 것(regurgitation of DPRK propaganda)이자 잘못된 이야기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미 양국은 어느 국가에도 위협이 되지 않는, 아주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방어용 군사 훈련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안보리에서 대북 추가 제재와 규탄 성명 채택을 반대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 “이들 두 나라가 안보리를 웃음거리로 만들었다”며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도움이 될 무기를 팔 수 있다는 이유나 북한이 미국에 대한 완충지역 역할을 한다는 이유로 안보리의 책임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강한 어조로 비난했습니다.
이해당사국으로 이날 회의에 참석한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 역시 북한의 반복적인 미사일 도발을 우려하면서 이는 안보리 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그는 중국과 러시아 대표가 북한 미사일 발사는 한미 군사훈련이 때문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북한은 군사훈련을 하지 않았던 올해 상반기에도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일축했습니다.
황 대사는 이어 대북 추가 제재에 실패한 안보리는 국제 평화 유지라는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안보리 이사국들은 대북 추가 제재결의안을 조속히 통과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황준국 대사 : 안보리의 침묵은 북한의 무모한 행동이 심화하는 결과만 부르고 있습니다.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해서는 추가 제재가 필수적입니다.
이시카네 기미히로 주유엔 일본 대사도 지난 5월 안보리 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추가 대북제재에 실패한 뒤 지금까지 탄도미사일을 비롯해 단기간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횟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안보리가 이러한 악순환을 피하기 위해 분명한 메시지를 내놓아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회의가 끝난 뒤 미국을 포함한 한국, 일본 등 12개 유엔 회원국들은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한국에서 겨우 57km 거리에 떨어진 무모한 미사일 발사를 비롯해 최근 이어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습니다.
성명은 북한이 올해 예년의 2배가 넘는 규모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이는 여러 안보리 결의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일 뿐 아니라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들은 외교에 전념하며 북한이 대화에 복귀하기를 계속해서 요구한다면서도 동시에 북한 문제에 대해 연대해 국제 (핵)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키고 국제사회를 위협하려는 노력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모든 유엔 회원국들은 북한이 불법 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비핵화를 위한 외교에 임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면서 회원국들이 대북제재 관련 안보리 결의안을 완전히 이행할 것도 주문했습니다.
기자 자민 앤더슨,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