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N “북한 정보 연구, 의도 해석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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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은 정보의 접근이 어려운 대표적인 국가 중 하나로 꼽힙니다. 제한된 정보만이 제공되는 상황에서 세계의 분석가들은 북한에 대해 어떻게 연구할 수 있을까요? 자세한 내용 자민 앤더슨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연구기관 ONN(Open Nuclear Network)이 최근 국제원자력기구 (IAEA)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북한의 정보 접근성 및 신뢰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주제로 발표를 했습니다.

ONN이 10일 공개한 이 보고서는 폐쇄된 국가인 북한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한 ‘정보 부족 환경(low-information environment)’인데다 북한이 제공하는 정보는 선전용으로 정보 해석이 어려운 ‘고혼란 환경(high-confusion environment)’이 될 수 있다며 북한 연구에 있어 북한의 의도를 잘 해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미사일 분석 사진.PNG
ONN이 관영매체가 공개한 사진으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의 치수를 측정했다. /ONN

먼저 보고서는 북한 관영 매체가 보도하는 내용과 관련해 북한 정권이 국내외 여론을 형성하고 관리하기 위해 완전한 통제 아래, 어떤 정보를 어떤 수준에서 누구에게 언제 제공하는 지 아주 세심하게 조정된 후 공개하는 것임을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오히려 통제된 북한 관영 매체의 보도를 연구함으로써 북한 지도부의 현재 생각과 미래에 대한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상업 위성 서비스의 증가와 우주 산업 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는 환경 속에서 위성 사진이 북한 정권의 통제를 거치지 않는 정보 자원으로서 다양한 분석에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분석가들은 위성 사진으로 북한의 자연재해 상황 및 국경에서의 무역 활동, 미사일 발사와 핵무기 개발까지 관측하고 있다며, 특히 북한 내부 정보원에게 받은 정보로 특정 위치의 위성 사진을 연구해 북한 관영 매체에 소개되지 않은 지역 또는 시설에 대한 좋은 자료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한 예로 중국과의 무역 상황 변화에 대한 제보를 받고 남포항의 선박 운항을 위성 사진으로 관찰했으며, 그로 인해 코로나 사태 이후 북한의 식량 안보 상황이 심각하게 악화돼 결국 단계적 국경 개방을 준비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매체에서 제공하는 사진과 영상도 연구의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정권에 의해 변형되거나 조작된 사진들도 있지만 외부의 연구자들에게는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정보를 획득하는 좋은 연구 대상이라는 설명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분석가들은 조선중앙통신이 2015년에 공개한 기록영상물(다큐멘터리)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3형을 시찰하는 부분에서 찰나의 순간에 포착된 1단계 미사일 엔진을 발견했고, 이는 화성-13형 엔진 형태가 세계 최초로 알려지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ONN은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으로 북한이 전시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의 치수를 측정하고 잠재력을 조사할 수 있었다며 분석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 연구에 있어 또 다른 중요한 정보 제공처는 북한과 중국에 있는 내부 정보원과 소통하는 언론 매체들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정보원과의 연락으로 관영 매체로부터 얻지 못하는 실제 내부 소식을 들을 수 있어서 큰 가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보고서는 익명의 정보원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정보의 정확성과 투명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도 이러한 내부 정보원이 북한 연구에 있어 위성 사진 분석 등 다른 연구방법을 보완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자민 앤더슨, 에디터 김소영,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