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외무성이 미국의 합동군사연습과 오커스(AUKUS), 즉 미국, 영국, 호주(오스트랄리아)의 3자 협의체 추진 등을 집중 비난한 가운데,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러한 모습이 미국을 직접 겨냥한 것이 아니라 중국의 입장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외무성 산하 조선-아시아협회는 30일 '오커스는 무엇을 노리고 있는가'란 제하의 글에서 "자주와 평화, 정의를 지향하는 국제사회는 응당 '오커스'의 정체를 똑바로 가려보고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오커스'를 이용하여 세계에 핵전쟁의 검은 구름을 몰아오고 있는데 대하여 경계심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오커스'는 미국과 영국, 호주로 구성된 안보동맹으로, 이들 3개 국가의 영문 약자명으로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북한의 오커스 비난 성명과 관련해 미국의 민간연구기관인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이 종전선언 등을 통해 대북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북한이 미국을 비난하고 중국에 더욱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오커스가 북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면서, 북한의 오커스 비난 발언은 북한 정권 차원에서 중국에 대한 지지를 보이려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스탠가론 선임국장: 오커스는 미국, 호주, 영국이 서로 간 안보 문제를 협력하기 위한 조직으로, 중국 측에 강한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실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9일 ‘오커스’를 겨냥해 “일부 국가가 해양 패권 수호를 위해 파벌을 만들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한 바 있습니다.
이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북한과 중국이 이미 자체 무기 프로그램을 오커스의 호주 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발전시키고 있지만, 호주가 미국으로부터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받아 배치하는 시점은 2040년이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의 안보 관련 민간연구소 ‘발렌스 글로벌(Valens Global)’의 매튜 하(Mathew Ha) 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오커스에 대한 북한의 반발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은 오커스 뿐만 아니라 나토(NATO), 즉 북대서양조약기구, 심지어 한미 동맹의 군사 훈련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그는 북한의 이러한 공개 비난 성명은 ‘미국이 북한을 적대시 하고 있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기 위한 선전이자 중국을 지지하는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오커스와 미국의 합동군사연습이 아시아태평양지역 정세를 격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올해 동계훈련에 돌입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안북도 신의주에 있는 8군단산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군이 12월1일부터 내년3월말까지 동계훈련에 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북한의 오커스 비난 발언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요청에 30일 오후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기자 이경하,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