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이 뽑은 ‘최대 적국’ 더 이상 ‘북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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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국민들이 최대 적국으로 꼽은 국가가 북한에서 러시아로 바뀌었다는 최근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례적인 미사일 도발 횟수에도 북한 위협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민간연구기관 한미경제연구소(KEI)는 1일 '2022 미국 국민의 한반도를 향한 태도'( 2022 Report on American Attitudes Toward the Korean Peninsula)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인의 68%가 북한을 적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지난해보다 1% 포인트 떨어진 수치입니다.

이에 반해 러시아를 적국으로 본다는 대답은 지난해보다 10% 포인트 증가한 72%로 북한을 제치고 미국의 최대 적국으로 꼽혔습니다. 올해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다만, 이번 조사 대상자의 70%는 북한에 대해 비우호적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고, 11%만이 우호적이라고 답해 여전히 높았습니다.

84%의 미국인은 북한의 핵포기가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해보다는 2% 포인트 감소한 수치입니다.

아울러 한국과의 협력 분야 우선순위에도 지난해에는 1위가 54%로‘북한 문제’였지만, 올해에는‘공급망 문제(Supply Chain)’가 55%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북한 문제’는 52%로 지난해보다 2% 포인트 하락해 2위를 차지했습니다.

미국인의 49%는 미국이 북한과 비핵화에 합의한다고 해도 한국에 미군을 주둔시키거나 늘려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18%는 주한미군 규모를 감축해야 한다고 답했고 6%는 철수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나머지 26%는잘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또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미국의 압박 중요성을 묻는 질문에는 44%가 매우 중요, 37%가 중요하다고 답해, 매우 중요하지 않다 8%, 중요하지 않다 12%와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인도적 지원을 승인해야 한다는 의견은 작년48%에서 올해 46%로 감소했습니다. 코로나 지원을 북한에 보내는 것을 반대한다는 대답도 지난해에 비해 2% 포인트 상승한 25%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민간연구기관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인 앤드류 여(Andrew Yeo) 미 가톨릭대 교수는 이날 한미경제연구소가 개최한 관련 여론조사 토론회에서‘북한 위협과 관련해 미국인들의 관심도가 떨어진 것 아니냐’는 사회자의 지적에 최근 국제정세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여 교수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때마다 북한에 대한피로감이 생기고, 무뎌진 것일까요? 그게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북한은 쉽게 잊혀집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같은 더 큰 악역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9월1일부터 12일까지 미국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성인 1,17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습니다.

한편, 미국의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hicago Council on Global Affairs∙CCGA)가 지난 9월 발표한 미국인의 대외정책 방향에 대한 연례 여론조사에 따르면 북한 핵프로그램을 미국의 중대 위협이라고 여기는 미국인은 52%로 지난해 대비 7% 포인트 하락해 북핵 위협에 대한 인식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기자 박재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