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국무부의 엘리엇 강 (Eliot Kang)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차관보는 러시아가 북한 노동자들이 자국 내에서 일하는 것을 계속 허용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강 차관보는 1일 미 연구기관인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이 주최한 북한 등 불량국가들의 비확산(Rogue nonproliferation) 문제를 다룬 토론회에 참석해 행한 기조연설에서 북한과 관련해 러시아를 비난했습니다.
그는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권한을 이용해 도발적 행동을 늘리고 있는 북한에 안보리 차원에서 책임을 묻지 못하도록 방패 역할을 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Using its role as a permanent member of the UN Security Council Russia has gone to great length to shield the DPRK from accountability for increasingly provocative behavior)
북한은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가 금지하고 있는 탄도미사일 발사를 올해만 60차례 이상 했는데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기존 대북제재 체제(regime)를 강화하는 안보리 결의안 초안을 거부하는 등 북한의 미사일 활동을 다루려는 조치들을 반복해서 막고 있다고 그는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자신들이 채택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자국 내에서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강 차관보: 가령,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를 거스르면서 많은 북한 노동자들이 자국 내에서 돈을 벌 수 있도록 계속 허용하고 있습니다. (For example, Russia continues to allow numerous DPRK laborers to earn income in its jurisdiction in defiance of UNSC resolution 2397.)
그는 이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침공 지원을 위해 북한으로부터 금지된 탄약을 확보하는 중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Russia is in the process of acquiring prohibited munition from the DPRK to support Russia's further invasion of Ukraine.)
이런 가운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북한 담당 국장을 지낸 앤서니 루지에로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현재 강력한 대북제재 체계(robust North Korea sanctions regime)가 부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루지에로 선임연구원은 지난 11월 북한은 두차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는데 미국은 북한 국적 항공 '고려항공'의 중국인 관계자 2명을 제재명단에 포함시키는 한 차례의 제재만 가했다고 말했습니다.
루지에로 선임연구원: 많은 사람들이 제재가 북한 비핵화를 가져오지 못한다며 왜 대북 제재를 해야하냐고 말합니다. 그러나 대북 제재를 해야 합니다. 북한의 수입원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I think a lot of people say, well it didn't denuclearize them. So the sanction. So why should we do it? We should do it because it reduces their revenue streams.)
그는 북한의 석탄수출, 해외노동자 파견, 사이버 암호화폐 해킹 등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 북한 정권의 수입원이 줄기 때문에 비핵화는 당장 못해도 북한 정권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지속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사실상 유엔 대북제재를 이행하지 않고 제재 위반을 묵인하는 상황에서 제재가 효과가 있겠느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루지에로 선임연구원은 미국 독자 대북제재로 충분하다고 답했습니다.
전임 미국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임기 말과 도널드 트럼프 임기 초 3년동안 미국은 중국 은행, 기업, 개인들에게 독자 제재를 부과했는데 이때 효과가 있어 중국이 협력했다며 그 당시 상황을 재현해야 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제이크 설리반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일 한국 중앙일보와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북한의 위협에 지속적으로 여러 (대북) 제재 조치를 통해 대응해오고 있고 추가 제재 역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기자 이상민,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