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12/1)부터 1기훈련(동계훈련)을 시작하는 북한 군부대 간부들이 훈련기간 중 진행되는 '병사의 날' 운영 경비를 군부대 간부들에 전가하는 총참모부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현지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이명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의 한 군 관련 소식통은 지난 달 30일 “12월1일부터 진행하는 1기전투정치훈련(동계훈련)과 관련해 총정치국에서는 12월 한달 동안 각 부대 병사들을 위해 ‘병사의 날’을 운영하도록 지시했다”면서 “병사의 날이라는 것은 열악한 보급과 배고픔에 시달리는 병사들을 위해 부대 간부와 그 가족이 정성껏 음식을 마련해 병사들의 식사를 보장하라는 것인데 당연히 국가에서 해야 할 일을 군부대 간부들에 떠맡기는 셈이어서 군 간부들의 불만이 크다”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코로나 사태와 경제사정 악화로 군 간부 및 종업원(군무원)과 그 가족들도 배급량이 줄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런 와중에 1년에 두 차례 진행되는 1기(동계), 2기(하계) 훈련 때마다 ‘병사의 날’을 운영하라면서 그 경비를 간부 가족들에 떠맡기는 군 당국의 지시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간부들 입장에서는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무조건 병사의 날에 식사준비를 해서 병사들에게 공급할 수밖에 없다”면서 “각급 부대정치부에서는 12월 한달 간 진행한 ‘병사의 날’을 12월 말에 총화하고 병사의 날에 참여한 군 간부들을 평가하기 때문에 낮은 평가를 받은 군 간부들은 비판과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서 음식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평안북도의 한 군관련 소식통은 지난 달 30일 “군 간부 가족들은 12월 1일 시작되는 동계훈련 기간 중에 운영되는 ‘병사의 날’ 때문에 요즘 고민이 크다”면서 “반찬을 4가지 이상 준비하자면 시장에 나가서 식재료를 구입해야 하는데 요즘엔 간부들도 배급량이 줄고 부수입(뇌물)도 나오는 데가 없어 시장에 나가서 식재료를 구입할 형편이 안 된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군당국이 훈련기간중에 운영하는 ‘병사의 날’은 사단급 부대가 관하부대들과 연합해서 운영하는데 사단 관하에는 연대, 대대, 중대 독립소대 등 관하 부대가 25개 정도 있으며 사단지휘부, 연대지휘부, 대대지휘부, 중대소속 군관, 종업원(군무원)까지 모두 합하면 약 150여명의 간부들이 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사단 관하 150여명의 간부들 중 2~3명의 간부 가족이 한 개 조를 무어 중대, 소대 등 단위부대를 맡아 돌아가며 하루에 반찬을 4가지 이상 준비해 식사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이런 식으로 교대로 돌아가자면 한 개 조가 한 달에 보통 2~3일 정도 병사들에게 식사를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3년넘게 지속되는 코로나 감염증으로 인해 군 간부 가족, 종업원들도 전에 없던 생활고를 겪고 있다”면서 “오히려 국가로부터 지원받아야 할 형편에 있는 군 간부들은 병사들에게 먹일 식사준비를 간부들에 떠 맡기는 군 당국의 처사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자 이명철,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