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제재 완화, 북 핵탄두·ICBM 포기해야 가능”

서울-목용재 moky@rfa.org
2018-06-15
이메일
댓글
Share
인쇄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BBC 방송사의 국제 시사 토론 라디오 프로그램 '월드 퀘스쳔스'에서 패널로 나서 발언을 하고 있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BBC 방송사의 국제 시사 토론 라디오 프로그램 '월드 퀘스쳔스'에서 패널로 나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앵커: 한국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인 문정인 연세대 특임교수가 국제사회 차원의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문 교수는 보다 확실한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선행돼야 대북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정인 연세대 특임교수가 15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문 교수는 현재 한국 문재인 대통령의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맡고 있습니다.

문 교수는 이날 한국 주재 외신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핵 동결’ 단계에서 북한에 보상을 주는 것은 이르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사회 차원의 대북제재를 완화하려면 핵탄두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폐기하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겁니다.

문정인 연세대 특임교수: 앞으로 미북 고위급회담이 열리는데 이를 통해 북한은 핵 신고, 사찰, 검증, 폐기의 단계적 절차를 밟을 겁니다. 여기서 북한이 핵탄두, ICBM 등을 먼저 포기한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얼마든지 제재를 완화하거나 부분적으로 없앨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북한이 일정 수준의 비핵화 조치를 할 때마다 이에 걸맞는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연합훈련 중단 발언에 대해서는 ‘깜짝 놀랄’만한 발언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에 대해 문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한미연합훈련 중단은 ‘잠정적 중단’의 의미”라며 “특히 ‘협상이 계속되는 한’이라는 조건이 붙어 있기 때문에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하거나 폐지하겠다는 의미는 아닌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 직후 이같은 깜짝 발언을 내놓은 이유에 대해서는 “일종의 답례 차원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7개월여 동안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행위를 중단했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자발적으로 폐기했기 때문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미사일 엔진 시험장을 폐기하겠다고 밝힌 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을 이끌어내는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문정인 연세대 특임교수: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할 테니 북한도 이에 보답해 더욱 과감한 비핵화 행동을 보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한발 물러선 합의를 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반론을 제기했습니다. 사실상 미국이 북한에 양보한 것은 아직 없다는 겁니다. 문 교수는 “미국이 북한에 양보한 것은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는 발언과 싱가포르까지 김 위원장을 만나러 온 것 뿐”이라며 “한미연합훈련 중단도 한미 정부가 아직 논의 중인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교수는 미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오히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양보한 것이 더 많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만큼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강하다는 겁니다. 문 교수는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은 도보다리에서 미국과의 불가침조약만 체결되면 핵을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며 “특히 지금 북한 지도자는 김정일 위원장이 아닌 김정은 위원장이고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 압박이 있기 때문에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미북 사이에 남아있는 비핵화 쟁점은 미국의 ‘일괄타결 방식’과 북한의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비핵화’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다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일괄타결 방식’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어 미북 간 조만간 절충안이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문정인 연세대 특임교수: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완전한 비핵화는 40년이 걸린다는 얘기를 자신이 아는 핵 과학자로부터 들었다는 겁니다. ‘원샷딜(일괄타결)’이 어려울 수 있다고 스스로 인식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미북 사이에 절충안이 나올 수 있을 겁니다.

향후 평화협정을 추진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한국과 미국, 북한, 중국 등 4자 형태가 바람직하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한국전쟁의 당사국들이 모두 모여야 한다는 겁니다. 문 교수는 “한국 정부는 남북미 3자가 종전선언을 하고 남북미중 4자가 평화협정을 하는 방식을 구상 중”이라며 “판문점 선언에 올해 안에 종전선언을 하기로 명시돼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올해 안으로 종전선언을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15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비무장화를 적극 추진키로 했습니다. 지난 14일 남북은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JSA의 비무장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판문점 선언 이행추진위원회는 JSA 비무장화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며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JSA를 관할하는 유엔군 사령부와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목용재 입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