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안보정책센터 “남북한 함께 DMZ 지뢰 제거해야”
2020.07.30
앵커: 스위스의 ‘제네바안보정책센터’(GCSP)는 한반도 비무장지대인 DMZ의 지뢰를 남북한이 공동으로 제거해야 상호 신뢰를 구축할 수 있고 또 한반도의 잠재력이 실현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위스에 본부를 둔 세계평화를 위한 국제재단 ‘제네바안보정책센터’(Geneva Centre for Security Policy)는 30일 ‘한반도 지뢰제거 활동을 통한 신뢰구축’(Confidence-Building Through Mine Action on the Korean Peninsula)이란 보고서를 공개했습니다.
보고서는 남북한 비무장지대, DMZ지뢰 공동제거가 화해와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니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라고 평가될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이 작업은 한반도의 잠재력을 실현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남북한의 충돌을 막기 위해 무장을 하지 않는 완충지대로 설정한 비무장지대, DMZ가 명칭과는 달리 오히려 지구상에서 가장 군사화된 지역이기 때문에 지뢰를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보고서는 DMZ가 냉전시대의 마지막 분단과 남북한 간의 가장 상징적인 장벽 중 하나이며, 지뢰와 폭발하지 않은 '불발탄'(UXO·Unexploded Ordnance)으로 오염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보고서는 현재 남북한의 DMZ 지뢰 공동제거 작업이 중단됐고, 한반도 상황도 매우 복잡하지만, 여전히 DMZ에 지뢰는 사라지지 않아 위험이 그대로 남아 있다며 남북한이 지뢰 공동제거 작업과 전사자 유해 발굴사업을 재개해야 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지뢰와 불발탄이 없는 DMZ 평화지대에 대한 청사진(vision)을 가지고 있다며, 그는 남북한 지뢰 공동제거 작업을 통해 결국 DMZ가 국제협력의 지역으로 전환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5가지 주요 권고사항을 제시했습니다.
보고서는 우선 비군사적인 역량도 지뢰제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법률을 마련하고, 정부 관계부처에서 제도적으로 지뢰제거 장기목표를 지원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또 국제사회의 규범 준수와 한반도 지뢰∙불발탄 관련 연구 등 국제교류 추진, 그리고 남북한 간의 평화지향적인 군사정보 공유 등을 제안했습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국제사회가 함께 한반도 DMZ를 평화의 지대로 만들자며 남북 DMZ 지뢰 공동제거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유엔과 모든 회원국들에게 한반도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는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 남북한 긴장 국면 등으로 인해 남북 DMZ 지뢰 공동제거 작업의 진척은 없는 상황입니다.
한편, 한반도에 매설된 지뢰 수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민간기구인 ‘국제지뢰금지운동’(ICBL)은 지난2018년 DMZ 일대에만 지뢰 약 200만 개가 매설돼, 1제곱미터 당 2.3개 꼴로 지뢰 매설 밀도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추정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도 지난 2018년 발표한 자료에서 비무장지대(DMZ)와 민통선 이북 지역에는 합쳐서 77만 발의 지뢰가 매설됐다고 추정했습니다.
‘제네바안보정책센터’는 평화, 안보 및 국제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1995 년에 스위스 제네바에 설립된 국제재단입니다.
특히 이 재단은 지난 2011년부터 연수프로그램에 북한 군 장교들에게 참석할 수 있도록 비용을 제공해 오다, 스위스 국민들의 세금을 허비한다는 스위스 정치권의 반발로 지난 2015년 중단했던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