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노넨 “북, 영변 이외 핵시설 사찰 합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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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안전조치 담당 사무차장은 북한이 영변 이외의 다른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을 받아들여야 의미있는 대북 핵협상이 시작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 안전조치 담당 사무차장(IAEA Deputy Director General of Safeguards)은 재가동된 것으로 알려진 영변 가스냉각 원자로와 부근에 건설 중인 100메가와트 경수로의 핵연료 제조공장 등 북한에 적어도 4개의 핵시설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 핵연료 제조공장이 한두 개 정도 있을 것입니다. 우라늄 농축 연구시설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농축우라늄의 원료인 육불화우라늄 생산 공장이 있어야 합니다. 적어도 4개의 핵 개발 시설이 어디에 있는지를 찾아내야 합니다.

1994년과 2007년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북한 핵사찰을 주도한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영변 가스 원자로가 재가동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음 문제는 핵연료가 어디에서 생산되는지 여부라고 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북한이 시리아 원자로에 제공하려던 핵연료를 사용했을 수도 있지만, 1984년 중단된 50메가와트 원자로 건설 당시 보유하고 있던 핵연료봉을 5메가와트 영변 가스 원자로에 적합한 크기로 만들어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이러한 작업을 한 핵연료 제조공장이 분명 어디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북한이 건설중인 경수로에 사용할 핵연료를 제조하는 곳이 추가로 더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노후된 영변 핵시설에 대한 사찰만으로는 북한의 핵개발과 핵확산을 막지 못하기 때문에 북한과의 핵협상은 우라늄 농축을 위한 연구시설 등 최소 네 곳의 핵시설에 대한 사찰까지 포함한 합의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 영변 원자로 안전문제와 플루토늄 생산이 가장 중요한 논제가 돼야 하지만, 우라늄농축 시설의 위치나 생산능력 등에 관해 자세히 알아야 추가 논의가 가능합니다. 1994년과 2007년 북핵 합의에서 모든 핵물질과 핵시설을 포함하지 않고 제외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당시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이 제한적이었던 것입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그러면서 노후된 영변 원자로 뿐 아니라 현재 건설중인 경수로의 안전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 : 북한의 경수로 건설 안전 기준은 국제기준에 크게 못미칩니다. 원자로가 일단 가동되면 방사능 누출 문제 때문에 내부나 안전 장치, 디자인 등을 변경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6개월 이내에 북한의 경수로에 관한 진지한 협의가 필요합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북한이 현재 영변 가스 원자로를 가동 중이라면 내년 하반기, 혹은 2015년에 재처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 때쯤이면 2007년 불능화한 폐연료봉 재처리 시설도 복구가 가능할 것이라며 더 심각한 국면으로 접어들기 전에6자회담이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