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G “북 대미 위협으로 한반도 정세 악화”

워싱턴-지예원 jiy@rfa.org
2020.01.08
hwasong_15_missile_b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게재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의 열병식 등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전 세계 주요 분쟁 지역 가운데 정세가 악화된 곳 중 하나로 한반도를 지목한 민간 연구기관의 평가가 나왔습니다. 지난 연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 가능성과 ‘새로운 전략무기’를 거론하며 한반도 긴장 수위를 높인 게 그 원인이었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벨기에(벨지끄)에 본부를 둔 국제분쟁 전문 연구기관인 국제위기그룹(ICG)이 매달 전 세계 분쟁 상황을 평가한 ‘위기감시: 전 세계 분쟁 추적’(CrisisWatch: Tracking Conflict Worldwide) 보고서를 7일 공개했습니다.

이 기구는 이번 12월 보고서에서 전반적으로 정세가 악화된 분쟁 지역 중 하나로 한국과 북한을 포함한 한반도를 꼽았습니다.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하고 일본에 탄도미사일 발사를 위협하면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했던 지난 11월에 이어,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설정한 ‘연말 시한’이었던 지난 달에도 한반도 정세가 악화됐다는 진단입니다.

이번 보고서는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연말 열렸던 북한 노동당 7기 5차 전원회의 결과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비난하며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 재개 및 ‘새로운 전략무기’ 등을 위협한 점을 우선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전원회의 결과는 올 한해 북한이 한층 강경한 대미 정책노선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보이며, 외교 가능성 역시 미국이 북한 요구에 얼마나 근접한 제안을 하는지에 달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이 기구는 북한이 전원회의 개최 이전에도 미국에 ‘성탄절 선물’을 거론하며 김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정한 ‘연말 시한’까지 미국이 양보할 것을 요구했고,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지난달 7일 비핵화 문제는 협상테이블에서 내려졌다는 입장을 밝혔던 점, 그리고 이후 지난달 22일 김 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를 열어 국방력 강화를 위한 ‘공세적 조치’ 필요성을 언급한 것 등을 정세악화 이유로 열거했습니다.

이밖에도, 이번 보고서는 북한의 ‘성탄 선물’에 대한 지난달 29일 미국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내놓은 경고성 메시지도 주목했습니다. 당시 오브라이언 보좌관의 발언입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 우리는 아직 판단을 유보하지만 어떤 상황이 되면 미국은 행동에 나설 것입니다. 만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그런 접근법(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을 취하면 우리는 매우 실망할 것이며 우리는 그 실망감을 보여줄 것입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북한이 지난달 7일과 13일 대륙간탄도미사일 또는 위성발사체 엔진 시험을 단행해 각각 ‘전략적 지위’를 향상하고 ‘전략적 핵전쟁 억지력’를 갖추게 됐다고 발표한 점도 지적했습니다.

한편, 이 기구는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긴장고조 외에도, 한반도 정세악화 요소 중 하나로 한미 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둘러싼 불화를 지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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