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 대사급 인사, 이달 29일 유엔총회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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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대사급 인사가 오는 9월 29일 제75차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라고 유엔 측이 밝혔습니다. 미북 핵 협상이 중단된 가운데 북한 측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다자 외교의 꽃으로 불리는 올해 제75차 유엔 총회의 일반토의(General Debate)가 오는 22일부터 일주일 간 사전 녹화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유엔총회의 일반토의는 전 세계 지도자들이 미국 뉴욕 유엔본부 연단에 올라 연설을 하는 연례행사입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일 입수한 유엔 공보국의 '일반토의 잠정 명단'(Provisional list of speaker)에 따르면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국가원수급과 리선권 외무상 장관(Minister)급이 아닌 대사(CD·Corps Diplomatique)급 인사가 기조 연설자로 나서게 됩니다.

따라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대사가 기조 연설자로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대사는 일반토의 마지막 날인 9월 29일 전반부 회의(오전 9시~오후 2시45분)의 14번째 연설자이자 일반토의 마지막 연설자로 나서게 됩니다.

각국 연설자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15분 가량이기 때문에 김성 대사는 이날 오후 12시30분께 발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유엔 공보국 명단에 따르면 미국은 일반토의 첫 날인 9월 22일 회의 전반부(오전 9시~오후 2시45분)에 브라질에 이어 두 번째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에 나설 예정입니다.

브라질은 1947년부터 유엔 총회 개회식 기조연설에서 첫 순서를 차지하는 것이 관례로 돼 있으며 유엔 본부가 미국에 있기 때문에 미국은 두 번째로 연설을 하게 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도 같은날인 22일 회의 전반부의 9번째로 연설을 하게 됩니다. 또한 이날 중국 시진핑 주석과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전반부 회의에서 각각 4번째, 7번째로 기조연설 일정이 예정돼 있습니다.

이번 유엔 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네 번째이자 북한 비핵화 회담의 진전이 없는 상황 속에서 연설을 하게 돼 북한에 대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편, 유엔 사무국 관계자는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주재 유엔 대표부가 현재 대사급이 기조연설에 나서겠다고 유엔에 잠정적으로 보고한 것으로, 회원국의 요청 또는 사정에 의해 기조 연설자급과 연설 일자가 조정될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지난 2017년의 경우 리용호 외무상이9월 25일 기조연설을 하기로 돼 있었지만 22일로 변경됐고, 다시 총회기간 도중에 하루 늦쳐 결국 23일 연설했습니다.

또 지난해에도 북한이 장관 급에서 대사 급으로 기조연설자를 변경해 통보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 사무국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제75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이 기존 형식으로 진행되지 않고, 사전 녹화 방식으로도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로 인해 190여개 유엔 회원국 대표들이 뉴욕에 모이게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그는 유엔 회원국 지도자들의 뉴욕 유엔 본부 방문을 금지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전녹화 방식은 의무가 아니라면서, 직접 뉴욕을 방문해서 기조연설을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엔 총회 일반토의를 위해 직접 뉴욕 유엔 본부를 방문해 총회장 연단에 올라 연설할 예정이라고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앞서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한편 유엔 측에 따르면 올해 일반토의에서 국가 원수(Head of State), 정부 수반(Head of Government), 장관(Minister), 부총리(Deputy Prime Minister), 차관(Vice Minister)과 대표단 의장(Chairman of Delegation), 국왕(Crown Prince) 등 총 196개 유엔 대표단이 기조연설을 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