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비건 특별대표, 방콕서 ‘아세안 관련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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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 국무부의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다음달 초 태국 즉 타이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각료회의에 참석합니다. 비건 대표가 이번 회의를 통해 북한 비핵화 대화 진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국무부 측은 비건 대표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수행해 방콕에서 아세안 국가 관리들과 회동할 예정이라고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대상이나 일정에 대해서는 현재 공유할 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I can confirm that SR Biegun will accompany the Secretary to Bangkok for ASEAN related meetings.)

국무부 측은 비건 대표가ARF 즉 아세안지역안보포럼에 참석해 북한 측 상대와 회동할 계획이 있는지 여부를 묻는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앞서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30일 비건 대표가 ARF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콕을 찾는 폼페이오 장관과 동행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따라서, 폼페이오 장관이 전날 워싱턴의 한 대담회에서 미북 실무협상 조기 재개를 북한 측에 압박한 것과 맞물려 비건 대표가 방콕에서 북한 측과 접촉할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핵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재차 밝혔다며, 이제 실행에 옮길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올해 회의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진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대신해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파견돼 비건 대표와 만날 가능성이 제기되는 한편 일본 언론은 태국 외무성 당국을 인용해 북한 리용호 외무상 대신 김제봉 태국 주재 북한대사가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Joseph Detrani)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북한에서 리 외무상이 아니라도 누군가가 회의에 파견돼 비건 대표와 대화를 갖기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 실무협상을 하기로 미북 정상이 판문점 회동에서 합의했습니다. 그 동력을 살려서 비건 대표가 회의장에서든 다른 곳에서든 북한 측과 어떤 식으로든 만나 복잡한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지하게 실무협상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는 공동 성명만 나와도 매우 생산적이고 중요한 진전을 이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If they can come up with a joint statement saying we've met and we've decided that we would commence in earnest working level negotiations to attempt to resolve these very complex issues. I think that would be productive. That would be a step forward in a significant way.)

그러나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 조정관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한미연합 군사훈련 등을 이유로 비핵화 협상에 나서길 거부하며 리 외무상의 불참을 통보한 마당에 비건 대표와 그의 북한 측 상대가 만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 : 비건 대표는 오히려 아세안 국가 대표들과 양자회동 등을 계획할 수 있을 겁니다. 그들에게 (미북 간) 실무회담 재개에 대한 미국의 입장 등을 설명하고, 북한 측에 전달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겠지요. 그것만 해도 충분히 회의 참석의 의미가 있지요.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비건 대표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즉 윁남 등 북한측과 외교관계를 가진 국가들을 통해 북한이 실무협상을 재개할 수 있도록 설득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백악관 기자들과 만나 북한 문제와 관련해 ‘현상 유지가 목표인가’라는 질문에 김 위원장과의 관계는 매우 좋다면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지켜보자”며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여러분에게 말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30일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당국자가 지난주 한반도 비무장지대에서 북한 측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판문점 회동 사진을 전달했고, 북한 측 당국자는 당시 미국 당국자에게 미북 비핵화 대화가 매우 조만간(very soon)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