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1년 전부터 러시아 지원용 무기 대량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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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약 1년 전부터 러시아에 지원할 무기를 대량 생산했을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전쟁연구소(ISW)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만 30만~50만발 제공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3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최근 몇 주 간 러시아에 1000개가 넘는 컨테이너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며 관련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한국 통일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홍민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이미 1년 전부터 러시아 (무기) 지원을 위한 대량생산에 박차를 가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해 6월 8~10일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무기 생산공정을 현대화하는 목표를 제시했고 그해 11월 9일에는 방사포탄 생산공장을 비공개 현지지도하며 대구경방사포탄 계열 생산 관련 능력조성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올해 8월 5일, 13일 두 차례 군수공장 공개 현지지도를 통해 미사일, 장갑차, 방사포 등의 생산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는 것이 절실한 문제라고 밝히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홍 선임연구위원은 “대부분 포격전 중심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장에서 절박하게 필요로 하는 무기들”이라고 밝혔습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또 “(2022년 6월 전원회의 개최 전) 약 1년 전 북러 간 비공식적인 협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자체적으로 일종의 대량생산체계를 준비, 결정했다기보다는 사전에 북러 간 모종의 협의가 있고난 이후 이에 따라 북한이 가동 준비에 들어갔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또 미국이 포착한 8월 말 무기 컨테이너 이동 정황은 김정은 총비서가 러시아를 방문하기 전 초도물량을 러시아에 제공한 장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22년 6월 전원회의) 이때 무기 생산공정을 현대화하는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책화했습니다. 최소한 이런 정책화가 나타나기까지는 사전에 북러가 어느 정도의 긴밀한 협의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목표를 정책화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에서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ㆍ수출하는 행위가 북러 정상 간의 짧은 기간 논의로는 이뤄질 수 없다”며 “1년 이상 전부터 쌍방 간 공감이 있었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북한도 준비작업을 해왔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북한에서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거나 수출하는 등의 이런 공급행위 자체가 하루이틀만의 정상 간 합의로 이루어질 수는 없다고 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최소 1년, 2년 전부터는 쌍방 간에 공감이 있었고 그것을 추진시키기 위해 북한은 군수공장들에 대한 준비 작업을 적지 않은 시간 해왔을 것 같습니다.

두진호 연구위원은 또 “북한에서 러시아로 이송되는 컨테이너에 탄약이 들어갈지 다른 무엇이 들어갈지 식별하기 어렵고 선박ㆍ열차를 통한 운반 모두 안전할 것으로 보인다”며 북러 입장에서는 무기 이송에 “거칠 것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활을 걸었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의 지위가 위협받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북한에서 군수물품을 구매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어 고 선임연구위원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북을 한다면 “1차적으로는 군수물품을 북한으로부터 획득하려는 측면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자신들이 북한을 끌어안음으로써 유럽뿐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위협을 주며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속내도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러시아가 지금 하는 것은 두 가지 측면이 있는 거죠. 당연히 1차적인 것은 무기를 구입하고 지금 필요로 하는 탄약들을 구매하는 건데 다른 하나는 러시아가 북한을 끌어안음으로써 서쪽,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위협을 주변국에 하려는 것 같아요.

한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19일 평양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을 만나 지난달 북러 정상회담에서 이룩한 합의들을 실현해 북러관계의 백년대계를 구축했다고 강조했고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북한의 지원에 감사를 표한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도형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