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이란과 무기수출ㆍ기술이전 등 군사협력 가능성”
2024.04.25
앵커: 북한이 약 5년 만에 이란에 고위급 관리를 파견했습니다. 한국 전문가들은 양국 간 무기수출, 기술이전 등 군사협력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전날 “윤정호 대외경제상을 단장으로 하는 대외경제성 대표단이 이란을 방문하기 위해 비행기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고위급 관리의 이란 방문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박철민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이 이란 의회 의장 등을 만나 양국 협력을 논의한 이후 약 5년 만입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군사협력 사절단을 보낼 경우 국제사회 눈에 띌 수 있기 때문에 대외경제성 대표단을 보내 경제협력을 논의하는 형태를 취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조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이란 양측 간 군사협력을 강화할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미사일ㆍ드론 대부분을 이스라엘이 요격했기 때문에 이란으로서는 기술적으로 미사일을 향상시켜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북한이 이란에 미사일 관련 도움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란은 지난 13일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300여 기의 탄도미사일(120발), 순항미사일(30발), 드론(170기) 등을 동원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했습니다. 하지만 이란 공격의 대다수는 미국, 영국, 요르단 등의 도움과 이스라엘의 방공망에 의해 요격됐습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반대급부로 이란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는 원유를 들었습니다. 이와 함께 조 선임연구위원은 북한과 이란이 핵 기술을 이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특히 북한이 ‘이란 핵 기술이전’을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란이 최근 분쟁 상황에서 북한이 최근에 개발한 신형 무기, 신형 군사기술의 수요처가 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죠. 실제 핵기술 이전 여부를 떠나서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게 북한 핵의 확산이거든요. 북한이 이란에 대한 핵기술 이전을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상황이죠.
조상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국가미래전략기술 정책연구소 교수는 25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은 이란의 ‘샤헤드-238’ 자폭드론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제트엔진을 장착한 ‘샤헤드-238’은 기존 ‘샤헤드-136’보다 속도가 빨라 요격이 보다 까다로워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조 교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 미사일 ‘섞어쏘기’를 했던 것처럼 드론은 방공망 교란, ‘섞어쏘기’ 등을 가능하게 하는 전술적 강점뿐 아니라 값싼 비용이라는 경제적인 강점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북한이 ‘샤헤드-238’ 관련 기술을 이전받을 가능성, 직접 수입할 가능성 모두 열어놨고 북한이 이를 도입했을 경우에는 짧은 한반도 종심으로 인해 한국에 치명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조 교수는 북한으로서는 이란이 최근 시행한 대 이스라엘 공격 전술과 데이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관련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면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전술, 공격에 실패한 이유를 분석하고 자신들의 미사일, 드론 성능 개선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조상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국가미래전략기술 정책연구소 교수: 무기체계만큼 되게 중요한 게 뭐냐하면 어떻게 싸우냐는 전술이에요. 혹자는 99% 공격이 다 무력화됐는데 뭘 배우겠냐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북한과 얼마 안 떨어져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도입해 전술로 사용하게 되면 우리한테는 되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조 교수는 이란이 13일 이스라엘 공격에 많은 미사일을 소모해 미사일 비축량이 부족할 것이라며 북한이 이란에 제공할 가능성이 높은 무기로 미사일을 제시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25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이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고 신냉전의 진영주의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박 교수는 또 “북한과 이란의 공통점은 둘 다 경제제재를 받고 있다는 점”이라며 “양국이 규모는 크지 않더라도 경제교류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박 교수는 “북한이 만약 본격적으로 이란과 군사적 협력을 진행해 미사일 기술 수출 나아가 핵 기술까지 이전한다면 국제사회의 커다란 반발을 불러올 수 있고 이때는 이스라엘도 좌시하지 않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이번 기회에 이란까지 포함해 자신들이 함께 한다는 것은 북한의 입장에서는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고 진영을 통해서 자신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더 많으니까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판단되고요. 제재에 대한 부당성을 강조하는 측면에서 제재를 무시하고 양국이 서로 일정수준 크지는 않지만 뭔가 경제 교류를 시도할 가능성은 있죠.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