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길 미국행 유력...망명 과정 쉽지 않을 것”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19-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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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만료를 앞두고 작년 11월 부인과 함께 공관을 이탈해 잠적한 것으로 알려진 조성길(오른쪽에서 두번째)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앞서 작년 3월 이탈리아 베네토 주의 트레비소 인근에서 열린 한 문화 행사에 참석한 모습.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작년 11월 부인과 함께 공관을 이탈해 잠적한 것으로 알려진 조성길(오른쪽에서 두번째)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앞서 작년 3월 이탈리아 베네토 주의 트레비소 인근에서 열린 한 문화 행사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앵커: 잠적한 조성길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의 거취가 여전히 미궁 속에 빠진 가운데 그가 미국 망명을 원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4일 한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조성길 대사대리가 미국 망명을 원하고 있으며 현재 이탈리아 정보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이탈리아 외교부가 조 대사대리로부터 망명 요청을 받은 적이 없고 그를 보호하고 있지도 않다고 공식 발표했으나 한 내부 소식통으로부터 “조 대사대리가 미국으로의 망명을 기다리는 동안 이탈리아 정보기관들에 도움과 보호를 요청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이탈리아 외교부는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도 조성길 대사대리 망명 신청과 관련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Italian Ministry of Foreign Affairs has no evidence of an asylum application by the former North Korean Chargé d'affaires Cho Sung-Kil.)

미국 국무부는 4일 조성길 대사대리가 미국 망명을 원한다는 보도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신변 안전이나 재산 보호,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것으로 판단되는 사건과 쟁점에 대한 언론과의 소통을 제한하는 내부 지침에 따라 답변을 할 수 없다”는 말을 되풀이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 현지 보도대로 조 대리대사가 미국 망명을 신청했다 하더라도 실제 그가 승인을 받고 미국 땅을 밟는데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망명 문제는 인권 문제인 만큼 미국 정부가 조 대리대사의 망명 신청을 거부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다만 일반 탈북민이 아닌 북한 정권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관리라는 점에서 조 대리대사에 대한 심사가 더욱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힐 전 차관보: 북한 관료인 조 대리대사의 경우 미국에서 그를 받아주기 전에 그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많을 것입니다. 그가 망명을 위한 인터뷰를 하는데까지만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힐 전 차관보는 특히 본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미국행을 택하는 망명 신청자들에 대해 미국 내 회의론이 짙은 분위기에서 조 대리대사의 망명 배경과 진정한 의도를 파악하는 데까지 긴 시간과 많은 절차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힐 전 차관보는 이어 이번 조 대리대사의 잠적 및 망명설이 미북 또는 남북회담에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는 다만, 남북미 간 회담이 조율되는 과정에서 민감한 사안으로 떠오를 수는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조 대리대사가 미국행을 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김정봉 전 한국 국가정보원 대북실장은 4일 한국 K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북 양국이 미수교국이고 미국 내에서의 북한 공관의 활동이 극도로 제한된다는 이유를 들며 조 대리대사 입장에서는 미국을 망명하기에 가장 안전한 나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한 한국 정부가 조 대리대사의 현재 행적을 파악하지 못하는 점으로 미루어 한국에 망명신청을 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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