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미북간 비핵화 정의 합의 안돼”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19.06.19
stephen_beagan_b 19일 미국 애틀란틱 카운슬에서 연설하고 있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
RFA PHOTO/ 김소영

앵커: 미북간 두 차례에 걸쳐 정상회담이 열렸지만 여전히 핵심 주제인 ‘완전한 비핵화’ 정의에 대해 양국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추가 정상회담을 위한 미북간 실무회담 계획도 윤곽이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는 19일 미국 민간연구기관 애틀란틱 카운슬과 동아시아재단이 공동으로 개최한 행사에서 미북간 아직 비핵화 정의에 합의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비건 특별대표: 현재로서 비핵화가 무엇인지에 대해 합의된 정의는 없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미북협상의) 매우 중요한 시작점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For present, we don’t have that agreed definition of what denuclearization is. And we do consider that to be a very important starting point.)

이날 행사에 함께한 이도훈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그러나 남북 정상이 완전히 비핵화해야 한다는데(completely denuclearized) 동의했고, 미북 정상회담에서도 이점을 재확인했다며 ‘완전한 비핵화’라는 핵심 목표에는 남북미가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본부장은 또 하노이 2차 미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라는 의미있는 제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비핵화를 추구하는 북한과 ‘선 비핵화 후 보상’을 주장하는 미국간 입장 차이 때문에 예상했던 진전을 만들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비건 대표는 하노이 회담에 앞서 미북간 실무회담이 부족한 탓도 있지만 북한 측 협상상대들이 결정에 대한 어떠한 권한도 갖지 못한 점을 하노이 회담에서 합의문을 도출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비건 대표는 또 하노이 회담 이후 북한의 움직임과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들을 주시하고 있다며, 직간접적 또는 제3의 통로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양국간 대화는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어떠한 전제 조건(precondition) 없이 미북간 대화를 재개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19일 미국 애틀란틱 카운슬에서 대담 중인 이도훈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본부장(가운데)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19일 미국 애틀란틱 카운슬에서 대담 중인 이도훈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본부장(가운데)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RFA PHOTO/ 김소영

비건 대표는 또 미북 양국 모두 진전을 보기 위해서는 협상에 유연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비건 특별대표: 양국은 유연한 접근 방식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외교를 통해 (협상을) 진전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Both sides the need for the flexible approach. This is the only way to move forward in diplomacy.)

시진핑, 즉 습근평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과 관련해 비건 대표는 “중국이 자국의 이해를 우선으로 하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중국은 비핵화 목표에 대해 100% 동의하고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이 본부장 역시 “중국은 비핵화 목표에 대해 완전히 같은 입장”이라며 “이제까지와 같이 중국이 미북협상에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이 본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가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전 남북정상회담을 갖자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초청에 응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직후 방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29일쯤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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