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연말 ‘협상 시한’ 앞두고 방한 가능성...북 접촉여부 주목

서울-홍승욱 hongs@rfa.org
2019-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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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철 한국 통일부 장관이 12일 서울에서 열린 '통일연구원 리서치 페스티벌'에서 축사하고 있다.
김연철 한국 통일부 장관이 12일 서울에서 열린 '통일연구원 리서치 페스티벌'에서 축사하고 있다.
/RFA Photo-홍승욱

앵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다가오는 주말쯤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 측과 판문점에서 접촉할 것인지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12일 한국의 연합뉴스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조만간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한미 외교당국은 오는 15일쯤 비건 대표가 방한하는 방안을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건 대표는 서울에서 한국 측 협상 상대인 이도훈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청와대 관계자를 만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북한이 제시한 연말 협상 시한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비건 대표가 판문점 등에서 북한 측과 접촉을 모색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미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고강도 도발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미북 간 직접 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이 이에 응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앞서 북한은 동창리에 있는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지난 7일 대륙간탄도미사일 엔진실험으로 추정되는 이른바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비건 대표의 방한과 관련해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연철 한국 외교부 장관은 최근의 비핵화 대화 정체 국면에도 불구하고 전쟁 위기설까지 제기됐던 지난 2017년과 같은 상황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장관은 이날 통일연구원이 주최한 토론회 축사를 통해 현 시점이 한반도 비핵화문제에 있어 중대한 기로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김연철 한국 통일부 장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구축으로 가는 길목에서 중대한 기로를 맞이한 상황입니다. 2020년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앞으로의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실질적인 진전을 이끌어내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미북, 남북 대화 등 현재 북한 대외정책의 핵심 기구가 외무성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김진하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1990년대 초 1차 북핵 위기 당시 미국과의 핵 협상에 대비해 극비리에 조직됐던 이른바 ‘핵 상무조’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인물들이 성장해 현재 북한 외무성의 주축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강석주, 김계관, 리용호, 최선희 등 당시 핵 상무조에 참여했던 외교관들이 최고위직으로 발탁돼 북한 대외정책의 주류를 형성해오고 있다는 겁니다.

김진하 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북한 외무성과 노동당에서 필요한 인재들을 모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직할부대로 활동시킨 것입니다. 외무성에서 주류를 장악한 사람들이 우리가 알고 있는 강석주나 김계관, 그 다음에 지금 북핵회담에 북한 대표로 나서고 있는, 그 당시 낮은 직급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인물들이 지금 일선에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도 그 중 한 명이고요.

김 연구위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권 이후 핵 문제 등 대외 위기를 통해 북한 내 지도층을 수령 중심으로 단결시키고 핵무력을 중시함으로써 군부를 정치적으로 제압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북한이 충분한 핵무기를 보유하는 시점에 미국 뿐 아니라 한국 등 동맹국들에 도전할 수 있는 추가 선택지를 갖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무철 통일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북 간 비핵화 합의 가능성과 미중 간 갈등 심화 가능성을 향후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칠 두 가지 큰 변수로 꼽았습니다.

이 부연구위원은 미북 간 비핵화 합의가 타결되면서 미중 간 갈등까지 풀리는 것이 남북관계에 가장 좋은 경우의 수지만 현실적으로 미중 간 경제적, 군사적 갈등은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배제되거나 주변화 됨으로써 대북 문제에서 수동적인 역할만 하게 되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부연구위원은 국내외 한반도 전문가 176명이 설문조사를 통해 향후 5년 동안 한반도의 정세를 결정할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미북관계와 북한의 비핵화를 꼽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84명의 국외 한반도 전문가들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의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 정부의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 정책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미국과 일본 전문가들은 대체로 낮은 평가를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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