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방한시 대북압박 논의에 주력할 듯…정상회담은 회의적”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20.07.06
biegun_foreign_b 지난해 12월 방한 당시 한미 북핵대표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연합뉴스

앵커: 오는 7일부터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미국 국무부의 스티븐 비건 부장관 겸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미북 정상회담 보다는 한국 측과 '최대 대북압박’ 논의에 더 중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미국의 전직 고위관리들이 전망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담당 부차관보는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비건 부장관의 한국 방문에서 한미 동맹 간 대북제재 완화 속도에 대한 이견 조율 문제가 중요하게 논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 미국은 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의 대북 정책과 합치하지 않거나 유엔의 대북제재를 위반하고 북한과의 경제관여를 추진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조율이 필요한 데, 북한의 제재완화 요구와 관련해 ‘최대의 압박’ 정책을 어떻게 유지하는 지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The United States has some concerns that President Moon Jae In might look for ways to engage North Korea economically that United States judges would be out of sync with US policy and in violation of UN sanctions. … and to discuss how to maintain ‘Maximum Pressure on North Korea’.)

미국은 비핵화 진전이 없이 대북제재를 완화할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북한의 비핵화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는 미북 정상회담 등 북한과의 대화 논의보다는 중국과 러시아 등의 제재 불이행 문제에 대한 논의가 더 비중있게 다뤄질 것으로 본다고 피츠패트릭 전 부차관보는 전망했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부차관보도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비핵화 정의에 대해 합의하고, 영변의 모든 핵관련시설 폐쇄, 영변 이외 다른 비밀핵시설을 공개하고 폐쇄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미북 정상회담은 개최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같은 필요조건(requirements)에 대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거부로 지난해 2월 베트남(윁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결렬되었기 때문에 미국이 또 다른 정상회담의 대가(price)로 이 세 가지 모두에 대한 진전을 분명히 요구할 것으로 믿는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 부차관보는 그러면서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은 핵과 탄도미사일 능력을 확대하고 강화할 의지를 명백하게 밝혀 왔기 때문에 미북대화는 교착 상태에 빠져 있고, 따라서 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아무리 노력해도 북한이 미북대화 성사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북한을 설득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한국 청와대가 북한과 미북 정상회담의 여건을 마련하는 등 대북 관여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안보팀의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이뤄진 비건 부장관의 방한은 그가 한국의 계획과 우려를 듣고 미국의 입장을 표명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덧붙였습니다.

그는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까지 자신의 정치적 생존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에서 북한 문제에 집중할 시간은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Gary Samore)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비건 부장관은 지속적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제안해 왔지만 북한 외무성 최선희 제1부상의 지난 4일 성명은 북한이 현재로서는 대화 의지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확인시켜 줬다고 지적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 비건 부장관의 방한은 특별한 목적이 있다기 보다는 동맹국들 간의 정책을 조율하기 위한 것이라고 봅니다. 대화를 하는 것은 언제나 좋은 것이지만 안타깝게도 북한이 호응을 하지 않고 있지요.

미국 랜드연구소의 수 김(Soo Kim) 분석관도 지난달 북한의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위협이 여전하다면서 비건 부장관의 방한이 북한의 도발로 인한 한반도 긴장 고조를 막아내기 위한 한미 양국 간 더 많은 공조(coordination) 논의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이미 미국의 장기적인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보다 구체적인 전략적 계산표를 짜놓고있다”는 최선희 제1부상의 성명 내용은 북한의 전략에는 변화가 없으며 추가 도발이 있을 것이라는 위협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비건 부장관과 최선희 제1부상이 어디선가 조만간 만난다해도 국무부가 이날 비건 부장관 방한 성명을 통해 밝힌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며 검증가능한 비핵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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