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우드워드 신간 ‘격노’, 미북 정상외교 내막 집중 조명

워싱턴-지예원 jiy@rfa.org
2020.09.14
Bob_Woodward_b 밥 우드워드(Bob Woodward) 미국 워싱턴포스트(WP)지 부편집인.
/AFP

앵커: 197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의 사임을 이끌어 낸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한 밥 우드워드(Bob Woodward) 미국 워싱턴포스트(WP)지 부편집인의 신간 ‘격노’(Rage)가 정식 발간 전부터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의 내막도 상당 부분 포함됐는데 지금까지 알려진 주요 대목을 지예원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앵커: 저서에 따르면, 미국과 북한이 전쟁 직전까지 갔던 적이 있는데 미북 관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7년을 말하는 겁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드워드 기자의 저서는 지난해 12월 5일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18차례에 걸친 인터뷰를 바탕으로 나왔는데, 우드워드는 13일 미국 CBS방송에 출연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전쟁 직전까지 간 적이 있다(You don’t know how close we were to war)고 반복적으로 언급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첫해인 2017년 북한이 첫 번째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시험발사 했는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미국을 겨냥한 북한 미사일 격추를 승인했습니다.

앵커: 한국 청와대는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됐었다는 우드워드 저서에 대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죠?

기자: 우선, 일부 한국 언론은 우드워드 저서를 인용해 미국이 지난 2017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4형을 시험발사한 당시 북한에 대한 핵무기 80개 사용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는데, 원문 오역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미국이 북한 정권교체를 염두에 둔 작전계획(작계) 5027을 검토했고, 여기에 핵무기 80개의 사용 가능성이 포함됐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한국 청와대 측은 2017년 7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 베를린에서 천명한 ‘베를린 구상’이 전쟁 위기 타개책으로 나온 것이고 8·15 경축사에서 전쟁 불용 입장을 밝혔다며, 작전계획에 핵무기 사용은 포함되지 않았고 한반도 내 무력 사용은 한국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14일 분명히 밝혔습니다.

앵커: 우드워드 저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교환한 친서 내용도 공개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제1차 미북 싱가포르 정상회담 전인 지난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년 4개월 동안 교환한 27통의 친서 중 25통이 이번 저서에 담겼습니다. 미국 CNN방송은 김정은 위원장이 보낸 2통의 친서를 입수해 공개했는데요. 특히, 2018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보낸 친서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각하께서 솔직히 언급하신 것처럼 새해에 들어서면서 전 세계는 멀지 않은 미래에 공상영화(fantasy film)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나와 각하 사이의 또 다른 역사적 만남을 분명히 보게 될 것”이라며 다음 만남에서는 좋은 결과를 낼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로부터 약 두달 후에 베트남(윁남) 하노이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이 개최됐지만, ‘노딜’, 즉 합의에 이루지 못한 채 결렬됐습니다.

앵커: 지난해 2월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친서외교는 계속 됐죠?

기자: 네, 맞습니다. 지난해 6월 10일 김정은 위원장은 싱가포르 정상회담 1주년 및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6월 14일)을 맞아 트럼프 대통령에 보낸 친서에서 이들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강조했는데요. 구체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은 “나는 우리 사이의 깊고 특별한 우정은 우리가 추구하는 성장을 이룩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모든 장애물을 제거해 조미 관계의 진전을 이끄는 마법 같은 힘으로 작용할 것으로 믿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로부터 20일 후인 6월 30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판문점 깜짝 회동이 이루어졌습니다.

앵커: 우드워드 저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 처형 관련 내용도 담고 있어 이목을 끌고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모든 것을 말한다. 모든 것을 말해줬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후 머리 없는 시신을 북한 고위 간부들이 사용하는 건물의 계단에 뒀으며 잘린 머리는 가슴 위에 뒀다고 AFP통신이 전했습니다. 장성택 처형 사실을 처음 언급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밀한 유대관계를 보이려는 의도로 분석되고 있는데요. 장성택은 지난 2013년 12월 국가전복음모죄로 처형됐지만, 어떻게 처형됐는지는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우드워드의 신간 ‘분노’에 실린 북한 관련 내용에 대해 지예원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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