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에서 북한의 최근 도발에 남북한이 합의한 9.19 군사합의를 파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이를 파기한다고 해도 북한의 도발은 막을 수 없을 것이란 게 미국 전문가들의 전망입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14일 동시다발적인 군사 도발을 감행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동·서해상에서 수백발의 포사격을 가했는데 이는 지난 2018년 남북간 합의한 9.19 군사합의 위반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최근 북한의 도발에 맞서 억지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이유에서9.19 군사합의를 파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대통령실은 14일 9·19군사합의 유지 여부와 관련해 “결국 북한 태도에 달려있다”고 언급했고, 한국 여당에서는 한국이 직접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를 선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미국 전문가들은 9.19군사합의 파기는 북한의 도발을 막을 수 없으며 향후 협상 국면을 위해서라도 군사합의 유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켄 고스 해군분석센터(CNA) 국장은 14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군사합의 파기는 한국의 내부용이지(primary it is for domestic audience), 북한의 행동을 멈추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한국은 이 합의를 파기하면서 얻는 이득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켄 고스 국장 :개인적으로는 이 합의를 파기하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이 벼랑 끝 관계의 시기가 지나고 나면 결국 이 합의는 나중에 작동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파기한다면, 나중에 다시 이를 새롭게 합의해야 합니다.
브루스 클링너 미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군사합의 파기로 북한의 도발을 막을 수는 없다”면서도“군사합의는 문재인 전임 한국 정부가 주장했던 것만큼 북한의 도발을 막고 핵 문제를 해결할 만큼 훌륭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그는 아마 한국 윤석열 현 정부가 북한의 7차 핵실험의 대응으로 이 선택지를 남겨놓을 지도 모른다고 전망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 :북한의 도발을 막을 방법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한미연합군은 도발을 막기 위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교전을 막기 위해 그곳(한반도)에 있습니다. 한미동맹의 목표는 한국에 대한 북한의 치명적인 행동을 막는 것입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9.19 군사합의를 파기하면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협정을 유지하면 우발적인 전쟁의 위험을 줄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이를 유지하는 것이 나을 것(probably worth keeping if possible)”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자 박재우,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