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심양 영사관, 화교 ‘귀가신청서’ 접수

서울-안창규 xallsl@rfa.org
2023.11.20
북 심양 영사관, 화교 ‘귀가신청서’ 접수 지난 9월 열린 중국 선양 북한총영사관 9·9절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북한 사람들.
/연합뉴스

앵커: 북한 당국이 코로나 감염병 사태로 북한을 떠나 중국에 머무르던 화교들의 입국을 조만간 허용할 것이란 지적이 나왔습니다. 중국 심양 주재 북한 영사관에선 북한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화교들의 귀가신청서를 받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2017년 한국 국립외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현재 북한에 거주하는 화교는 약 5000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국인 신분인 이들은 중국을 오가며 중국 물품을 들여와 북한 시장에 유통시켜 많은 돈을 벌며 잘 살았습니다.

  

하지만 2020년 초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국경봉쇄와 이동 통제로 중국을 오갈 수 없고 장사도 할 수 없는 등 꼼짝 못하게 되면서 북한 내 화교들의 생활도 어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견디다 못한 화교들이 평양주재 중국대사관에 중국으로 보내달라고 진정서를 냈고, 결국 2021년부터 화교들이 대거 북한을 떠났습니다.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이동이 불편한 노인들이나 중국에 가족이 없는 사람 등을 제외하고 각 도별로 수백명씩 조를 이뤄 북한을 떠났다는 겁니다.  

 

중국 길림성 연길시의 한 현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 1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중국에 체류하던 화교들이 북한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심양 주재 북한 영사관이 자기가 살던 곳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화교들로부터 귀가신청서를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달 초 북한 각 도별 화교위원회가 북한으로 돌아갈 의향이 있는 화교들을 조사했는데 집과 가족이 있고 평생을 살아온 북한으로 가길 원하는 화교가 꽤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로부터 얼마 후 북한으로 가려는 사람은 귀가신청서를 제출하라는 통보가 전해졌는데 적지 않은 화교들이 북한 재입국에 대한 정확한 확인과 귀가신청서 양식을 궁금해 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 “신청서는 왜 북한으로 다시 가려고 하는지를 자세히 밝혀야 한다”며 “신청서 제출 기간은 어제(11/18)까지였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북한 화교들이 중국에 나온 지 3년이 되지만 직업, 주택 등 문제로 중국에서 생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들은 중국 물품을 들여다 팔아 돈을 정말 쉽게 벌었던 북한 생활을 그리워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화교들의 입국이 허용되면 일반 외국인의 입국도 가능해진다는 의미일 수 있다”며 “정확한 날짜는 아직 모르지만 북한 귀국을 원하는 화교들에게 정말 반가운 소식”이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요녕성의 또 다른 현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북한 당국이 중국 화교들을 받아들이려 하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엊그제 내가 아는 화교가 단동 조선 영사부에 귀가신청서를 냈다”며 “양강도 혜산시에 살았던 그는 북한에 남은 아내가 심하게 앓고 있어 귀가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오늘 북한으로 갈 때 짐을 많이 가지고 갈 수 없다는 내용이 전달되었다”며 “이에 대해 화교들은 불만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북한을 떠나 있거나 가족과 헤어졌다가 2~3년 만에 북한으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꼭 필요해 가지고 가야 할 물품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화교들을 다시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이전처럼 화교들이 중국 물품을 대량으로 들여다 파는 것은 허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이로 인해 귀가신청서를 냈지만 북한 귀국을 주저하는 화교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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