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코로나 종료 이후 화교 출국 다시 허용
2024.03.05
앵커 : 북한 당국이 중국 훈춘과 연결된 경원 세관을 통해 함경북도 거주 화교들의 중국 입국을 허용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북한 주민들은 중국과의 물자 및 인적 교류가 재개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코로나 감염병 사태로 북한이 취한 강력한 국경 봉쇄와 이동 통제로 생활고에 직면하자 북한에 거주하는 화교들은 2021년부터 대거 북한을 떠나 중국에 체류해 왔습니다. 최근 이 중 일부 화교들이 가족이 있는 북한으로 돌아갔는데 이번에는 북한에 남아있던 화교들의 중국 입국이 허용된 겁니다.
북한 소식에 밝은 중국 길림성 연길시의 한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 요청)은 4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오늘 경원 세관(훈춘-경원)을 통해 청진, 회령, 온성 등에 거주하는 함경북도 화교 7명이 중국에 입국했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 발생 초기 생활고에 시달리던 화교들의 중국 입국을 허용한 이후 처음으로 북한 화교들의 중국 입국이 재차 허용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이번에 중국으로 입국한 화교들은 코로나 감염병 사태 중에도 북한에 계속 남아있었던 사람들이라며 이들의 출국 이유는 대부분 친척 방문”이라고 전했습니다.
특히 그는 “북한이 화교들의 출국을 승인했다는 점과 북한 당국이 코로나 감염병 사태로 국경을 모두 봉쇄한 이후 경원 세관을 통한 인원 이동을 허용한 점도 주목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경원 세관 개방을 시작으로 다른 작은 세관도 개방하는 게 아닌가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코로나 감염병 사태로 국경이 모두 봉쇄된 이후 화교들의 출국과 입국은 신의주 세관과 원정 세관을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이번 경원 세관을 통한 인적 이동이 허용되면서 회령, 무산, 남양 등의 세관 개방도 기대한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경원군의 한 주민 소식통은 (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같은 날 “요즘 주민들 속에서 세관이 모두 열려 중국과의 물자 교류가 곧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오늘 오전 경원 세관을 통해 화교들이 중국으로 들어갔다는 소식이 온 읍에 퍼졌다”며 “한적하던 경원 세관이 문을 연 것에 대해 주민들은 중국과의 물자 교류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중국에 들어간 화교들이 (북한으로) 나올 때 돈을 벌기 위해 다양한 물건을 가지고 나오는 건 자명한 일”이라며 하다못해 중국산 중고 옷이라도 가지고 나오면 장마당에 큰 활력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 이전에 일부 화교들은 중국을 오가며 북한에 한국산, 중국산 중고 옷을 많이 들여다 팔았습니다. 유행에 따라 새 옷을 사 입을 수 없는 북한 주민들, 특히 여성들에게는 눅은(싼) 값에 팔리는 중고 옷의 인기가 대단하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코로나 이전에 시장에 나온 물품 대부분은 화교들이 중국을 오가며 들여왔거나 무역회사들이 중국에서 들여온 상품이었는데 국경이 막힌 후 시장에 중국 상품의 씨가 말랐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세관이 열려 물자 교류가 재개되는 문제는 많은 사람의 명줄과 관련된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함경북도 경원군과 중국 길림성 훈춘시를 연결하는 경원 세관은 1953년에 개관했으며 연간 화물통과능력은 10만 톤, 여객 통과 능력은 10만 명으로 알려졌습니다.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