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 한국 총선 전 사이버 공작 본격화 가능성”
2023.07.19
앵커: 한국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내년 한국 총선을 앞두고 대남 사이버 공격과 공작 활동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열린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전원회의에서 대남기구 ‘통일전선부’ 고문으로 복귀한 김영철 전 노동당 대남비서.
한국 국가정보원은 이에 주목하면서 김영철이 이끄는 대규모 사이버 도발이 한국 사회를 혼란케 만들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국정원은 19일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내년 4월 제22대 한국 총선, 즉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대남 사이버 공격과 공작 활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김영철은 과거 한국을 겨냥한 북한의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주도한 인물로, 내부 결속 및 국면 전환을 위해 같은 방식으로 한국 사회의 혼란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 북한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도 필요에 따라 한국 총선에 개입할 수 있다며, 어떤 형태로 관여할 것인지 감시하면서 대응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제8차 당 전원회의에서 위성 재발사와 핵·미사일 역량 증강을 천명한 점을 언급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정찰 위성 개발 등 우주·방산 분야 정보 수집을 위한 주요국 대상 첨단 기술 절취”에 몰두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국정원은 “북한이 국제 사회의 제재 강화에 대응해 새로운 수법으로 IT, 즉 정보기술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며 북한 IT 인력이 최근 한국 에너지 기업 해외 지사에 취업을 시도하다 정보 당국에 발각된 사례를 전했습니다.
해당 인력은 위조한 여권과 졸업증명서를 기업 측에 제출하고, 고용계약서를 작성하려고 하는 등 교묘하고 대담한 수법을 쓰면서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에 자신을 소개하는 내용을 올리기도 했다는 설명입니다.
북한이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약 7억 달러에 달하는 가상 자산을 탈취한 사실도 확인했는데, 이는 ICBM을 약 30차례 발사할 수 있는 비용입니다.
국정원은 “북한 해커들이 일감을 수주해서 벌어들인 금액이 전체 외화벌이의 30% 정도 될 것”이라면서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자금이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위장취업, 가상자산 탈취 등 불법적인 외화벌이를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정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의 공공 부문에서 탐지된 국가 배후 및 국제해킹 조직의 사이버 공격은 하루 평균 약 137만 건에 달합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의 약 118만 건 대비 15% 정도 증가한 수치로, 전체 공격 시도 10건 가운데 7건은 북한 소행으로 나타났는데 수법이 날로 정교해지는 가운데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해킹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이날 새벽 발사한 미사일은 전날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와 미군 전략핵잠수함(SSBN) 부산 기항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한국 내에서 제기됐습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미사일 비행거리로 볼 때 부산에 입항한 SSBN을 겨냥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SSBN이 부산에 기항한다는 것은 북한도 당연히 몰랐을 것입니다. ICBM을 발사한 지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기 당장 준비할 순 없으니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신 사무국장은 그러면서 준비를 마친 북한이 곧 중·장거리급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도 있다며, 특히 ICBM ‘화성-18형’ 3차 시험발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17일 ‘군사적 공세 시작’을 예고한 것을 언급하며 북한이 NCG 출범회의와 미 SSBN에 반발한 것이라면서, 군 하계훈련 기간과 전승절을 앞두고 도발 수위를 높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이날 부산에 기항 중인 미 SSBN ‘켄터키함’을 직접 찾아 내부를 둘러보며 승조원들을 격려했습니다.
앞서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3시 30분쯤부터 46분쯤까지 북한이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며 “미사일은 각각 550여km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