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은 유사시 사이버 공격에 나서 모든 통신 기능을 마비시키고 국가기반시설을 무너뜨리려 할 것이기 때문에 민관군 협력을 통해 방어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한국 전문가의 제언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보안·방첩 전문부대인 국군방첩사령부가 6일 서울 서초구에서 개최한 ‘제18회 국방보안컨퍼런스.
이날 기조연설을 진행한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석좌교수는 “지금 북한, 중국, 러시아 등으로 대표되는 적대세력들이 유사시 제일 먼저 할 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에서 했던 것처럼 정부의 데이터센터, 국군지휘통신사령부 등 모든 통신 기능을 마비시키고 국가기반시설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임 석좌교수는 “적의 사이버 공격에는 전방ㆍ후방도, 민간ㆍ공공 구분도 없는데 전시에 군이 방어한다고 하지만 전체 구조를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지킬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민관군 협력을 통해 국가기반시설에 대한 회복력(resilience) 개념의 방어력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석좌교수:우리의 적대세력들이 만일 무슨 일이 벌어진다고 하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서 했던 것처럼 제일 먼저 할 것은 우리 정부의 데이터센터 그 다음 각종 지통사를 비롯한 모든 통신 기능, 국가기반시설을 무너뜨리려고 할 것입니다. 사실 사이버에는 전방ㆍ후방도 없고 민간ㆍ공공 구분이 없습니다. 민관군의 협력을 통해서 국가기반시설에 대한 회복력 개념의 방어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냐 이것이 정말 중요하고요.
임 석좌교수는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 드론이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만약 적대세력이 유사시 스텔스 드론 혹은 수백 대의 자폭 드론을 동원해 청주기지 등을 공격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견뎌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김경근 국방과학연구소(ADD) 위성체계개발단장은 이날 특별강연에서 “남북 전략무기 개발 상황에서 미사일 경쟁의 해결을 위해서는 이 경쟁을 우주로 올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단장은 “한국이 누리호를 발사한 이후 북한도 정찰위성을 발사했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전 속도는 빠른 상태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김 단장은 “북한이 따라오겠지만 (우주개발은)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언제 우주개발을 중단할지 모른다”고 밝혔고 “한국의 비대칭 능력은 경제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경근 국방과학연구소(ADD) 위성체계개발단장:지금 정찰위성 개발을 하고 있는데 그 관점에서 보니 결국은 이 경쟁을 우주로 올려야 됩니다. 예전 미소 경쟁 사례에서도 보고 지금도 보듯 결국 우리의 비대칭 능력은 경제력입니다.
이와 함께 김 단장은 과거 핵 보유국들이 핵무기 개발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을 형성해 다른 나라들의 핵무기 개발을 통제한 일이 향후 우주 영역에 있어서도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이 서둘러 국제우주정거장 도킹 기술 개발 등 세계 7대 우주 강국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이날 발제에 나선 국군방첩사령부 산하 국방보안연구소 윤홍 연구원은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이 우주 안보에 대한 도전 요소로 전자전, 사이버 공격 등과 함께 북한을 꼽았다고 밝혔습니다.
윤 연구원은 “미국 국방정보국이 북한을 우주안보의 신흥 위협으로 규정한 것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보유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으로 보았습니다.
이어 윤 연구원은 국방우주전력을 확충하는 한국도 우주작전의 수행능력을 보장할 새로운 위험관리체계가 필요하며 우주 환경에서 운용상 보안위협 요소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윤 연구원은 구체적으로 “국방우주보안 전담기구와 국방우주보안 정책 및 위험관리체계 등을 반영한 법령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밖에 이 자리에 참석한 신범철 한국 국방부 차관은 격려사를 통해 “급변하는 안보환경에서 신 작전영역의 보안활동은 군의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라고 밝혔습니다.
황유성 방첩사령관은 “새로운 위협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더욱 강화된 국방보안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며 “방첩사는 첨단 과학기술을 국방보안 분야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선도적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국방보안컨퍼런스는 방첩사령부 주관으로 2003년부터 매년 진행되고 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