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길주군 일대 자연지진 새해에도 지속
2024.02.08
앵커: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이 위치한 함경북도 길주군 일대에서 작은 규모의 자연지진이 새해에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풍계리에서 추가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어떤 여파가 있을지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기상청은 8일 새벽 3시 15분경 북한 함경북도 길주 부근에서 규모 2.3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관측됐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길주 일대에서 지진이 관측되기는 지난 1월 11일에 이어 두번째입니다.
북한이 지난 2017년 9월 3일 길주군에 위치한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제6차 핵실험을 감행한 이후 길주군 일대에선 소규모 자연지진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3년 사이에는 그 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길주군 일대 지진 관측 횟수는 2018년에서 2020년까지 연 최대 3회에 그쳤지만 2021년 9회, 2022년 10회로 늘어났고 지난해 33회로 급증했습니다.
이와 관련 김광희 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제6차 핵실험으로 규모 6 내외의 인공지진이 발생한 후 주변 단층이 영향을 받아 지반이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추가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더 큰 규모의 지진이 유발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광희 부산대학교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기존에 발생하지 않던 지진이 핵실험 이후에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이 지역의 지반과 단층이 얼마나 불안정해졌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합니다. 이 상황에서 추가로 핵실험을 한다면 이미 많이 불안정해진 지반을 더 불안정하게 해서 더 큰 지진을 유발을 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라몬트-도허티 지구관측소의 김원영 교수도 지난해 12월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서면인터뷰에서 제6차 핵실험에 의해 진앙지 일대가 약화된 상태에서 일대 단층들의 일부가 지하에서 파쇄되며 지진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며 이는 향후 가속화될 가능성도, 중지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또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이 풍계리에서 추가 핵실험을 실시한다면 진앙지 일대의 지진 활동이 더 활발해질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핵실험 규모가 크다면 영향을 미칠 것이고 규모가 작을 경우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홍태경 연세대학교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지난달 자유아시아방송에 핵실험으로 지반이 파쇄되더라도 지진 등으로 응력이 해소되고 안정되면 지진 발생 빈도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지반이 안정을 찾기까지는 수년에서 수십년이 걸릴 것이라며 당분간 소규모 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더해 풍계리에서 핵실험이 추가로 진행된다면 일대 지반뿐 아니라 지표에도 큰 변형이 동반될 것으로 예상하며 백두산 아래 마그마 방이 영향을 받게 되면 화산 분화로 연결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백두산 화산에 영향을 미칠 만한 규모의 핵실험을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실시하기는 불가능하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이춘근 과학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 깊이가 최대 약 800m인 것을 감안하면 백두산 화산에 영향을 미칠 만한 메가톤 규모의 핵실험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춘근 과학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진도 6.7이나 6.8 이상 되면은 백두산 화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그 정도 진도가 나오려면은 정말로 메가톤 규모가 돼야 합니다. 그 정도는 풍계리에서 실험 못 합니다.
이에 더해 약 400m 깊이의 3번 갱도가 약 800m 깊이의 4번 갱도보다 먼저 복구된 정황을 볼 때 북한이 고위력 전략핵무기 보다는 저위력 전술핵무기를 위한 실험을 우선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