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5호 담당선전원 파견해 달라진 선거방식 선전

서울-안창규 xallsl@rfa.org
2023.11.16
북, 5호 담당선전원 파견해 달라진 선거방식 선전 북한은 오는 26일 실시되는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선거 참여를 독려하는 선전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연합뉴스

앵커: 북한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북한 당국은 5호 담당선전원들을 파견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달라진 선거 방식을 설명하는 한편 이번 선거에 적극 참여해 일심단결을 과시할 것을 독려하고 있습니다북한 내부소식안창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는 11 26일 북한에서 도군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졌습니다모든 선거구에서 선거자 명부가 계시되고 후보자 등록도 거의 끝났습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 15일 “지금까지 지방인민회의 대의원선거가 한두 번 있은 게 아니지만 당국이 이번 선거에 특별히 관심을 갖는 것 같다”며 “달라진 선거 방식에 대한 해설 사업이 반복 진행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며칠 전 군 간부들과 5호 담당선전원들이 각 지역과 인민반에 나와 정치사업을 진행했다”며 “새로 채택된 선거법에 대한 해설과 사회주의를 굳건히 다지는 이번 선거에 적극 참여해 공민의 본분을 다하라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5호 담당선전원은 북한 주민 다섯 가구를 맡아 당국의 사상과 지침을 선전하고 주민을 통제하는 성원을 말합니다.

1959년 김일성의 지시로 시작된 5호 담당제의 핵심 성원인 5호 담당선전원은 해당 지역 및 기관 간부, 각급학교 교원, 우수 당원으로 구성되며 시, 군당위원회가 임명합니다.

 

소식통은 “5호 담당선전원의 해설에 의하면 선거 당일 투표장에 찬성표를 넣는 투표함과 반대표를 넣는 투표함 2개가 놓인다고 한다”며 “지금까지 모든 선거에서 투표함은 하나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의원 후보자도 고정지표 대상과 선발지표 대상 두 부류가 있는 데 당국이 정하는데 따라 어떤 선거구는 후보가 1명이었고 어떤 선거구는 후보 2명이 경쟁을 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고정지표 대상자 선거구로 지정된 곳은 이전처럼 선거 당일 당국이 추천한 1명의 후보자에 대해 투표를 하고 선발지표 대상자 선거구로 된 곳은 2명의 후보자를 놓고 예비 투표를 해 최종 후보 1명을 선출한 다음 정식 투표를 한다는 설명입니다.

 

소식통은 또 “고정지표 대상과 선발지표 대상을 구분하는 기준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며 하지만 “각 선거구의 대의원 후보자를 보면 대략 알 수 있는데 도와 군의 당, 행정사법 등 정권기관 간부 중에서 추천된 후보자는 고정지표 대상이고공장 기업소 일꾼이나 노동자 중에서 추천된 후보자는 선발지표 대상인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대의원 후보자 선정 기준은 이전과 다를 바 없이 수령과 노동당에 대한 충실성, 당이 맡겨준 과업을 무조건 수행하는 혁명성나라와 인민을 사랑하는 애국심사심과 야욕이 없는 고상한 도덕품성 등”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도 같은 날 “선거 날짜가 다가오면서 선거와 관련한 사업이 다그쳐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18일까지 모든 선거구가 선거장을 꾸려야 한다”며 “우리 지역에는 선거장으로 쓸 만한 건물이 없어 방이 여러 개이고 면적이 큰 개인 집에 선거장을 꾸리고 있는데 다 꾸려지면 주야간 경비를 서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소식통은 “이전과 달리 공장, 기업소에서 파견된 초급간부들과 열성 당원들로 꾸려진 선거위원회 성원들이 선거구에 주재하면서 선거와 관련한 일을 맡아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군당 선전부 방송차가 마을을 돌며 선거 관련 방송을 하고 군 기동선전대, 여맹기동대도 매일 아침 길거리에서 선거 선전을 벌이고 있다”며 심지어 “어린 학생들까지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외치는 선거 가창행진을 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그는 “주민들은 달라진 선거 방식이나 누가 대의원 후보자가 되든 관심이 없다”며 “대의원 후보자 대부분이 간부들인데 이들이 자기를 선출해준 지역 주민을 위해 작은 일이라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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